(현장에서)불어나는 신용거래융자에 대한 우려
2017-06-27 06:00:00 2017-06-27 06:00:00
증시 훈풍 속에 신용거래융자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금액으로, 통상 상승장이 기대될 때 함께 증가한다. 최근의 신용거래융자 규모 확대는 고점을 계속해서 경신 중인 코스피와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코스닥 등 증시 활황과 향후 고점 상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들이 이어지면서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8조4730억원(22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 6조8083억원 대비 1조6647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 12일 신용융자 잔고는 역대 최고치 8조734억원(2015년7월27일)를 갈아치운 이후 연일 갱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증시 활황과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 속 빚을 내 투자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와 비례해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이유는 반대매매에 따른 리스크도 커지기 때문이다.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담보로 제공받는 주식의 주가가 하락해 담보 평가액이 내부 기준에 미달할 경우 담보 주식을 처분해 대출금을 회수하는 반대매매를 행사할 수 있다. 지금은 상승 추세이기는 하지만 주가가 급락할 경우 투자자의 손실 리스크 또한 가중된다. 또 신용거래 이자율은 최고 연 11.8%(대출기간 1~15일 기준), 연체이자도 9~15% 수준에 달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시장에서는 2500포인트, 2600포인트 등 코스피가 상단을 계속 높이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여력이 남아있고, 신정부 정책 기대감에 코스닥 역시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들을 내놓고 있지만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북한과 미국 간의 관계가 ‘웜비어 사태’로 더욱 악화됐고,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미국·중국과 복잡하게 얽힌 구조 등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하반기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등 변동성을 확대할 변수들이 남아있어 단순히 지수를 추종해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낼 것이란 지나친 기대는 오히려 손실로 돌아올 수 있다.
 
과거처럼 증시가 상승하면 무조건 대박이 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빚을 내서 투자를 하는 시대는 지났다. 지나친 증시 낙관론과 이 같은 군중심리에 휩쓸려 과도하게 빚을 내 주식 투자에 나서는 신용거래는 투자자에게 도박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는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투자로 적정한 수익을 내는 방식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그간 우울했던 증시가 모처럼 활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현명한 주식투자로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이면서 좀 더 많은 자산 증식의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권준상 증권금융부 기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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