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 등록제·보편 요금제' 추진…제4이통 경쟁 유도
2017-07-21 19:39:41 2017-07-21 19:39:41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통신사업 허가제를 등록제로 변경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 중 하나인 보편요금제 도입을 위한 법 개정 작업도 시작된다. 이동통신사들은 정부의 권한이 강화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2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위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박현준 기자
 
정진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통신전파연구실 통신정책그룹장은 2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다양한 통신 네트워크와 사업 수요가 예상되지만 현재의 허가제도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며 "기간통신사업의 허가제를 폐지하고 등록제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여한 교수들과 시민단체들은 허가제에 대해 찬성 입장을 내면서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경민 경희대 교수는 "허가제를 등록제로 완화하는 것은 이용자 보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특정 사업자가 경쟁에 밀려 퇴출되는 경우 투자한 설비는 사회적 비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국장은 "제4이통·알뜰폰·케이블 사업자까지 결합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충분한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놓은 통신비 인하 정책 중 하나인 보편 요금제에 대해서도 환영하지만 세밀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강 교수는  "보편 요금제 도입으로 이통사의 재무구조를 악화시켜 설비투자 여력을 후진시켜서는 안 될 것"이라며 "알뜰폰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진기 참여연대 실행위원은 "보편 요금제의 월 데이터 제공량은 1.8기가바이트(GB)는 돼야 할 것"이라며 "또 요금제에 속도나 용도 제한 등의 조건들이 붙어 명목상 요금제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통사들은 정부의 권한이 늘어나는 것을 경계했다. 이상헌 SK텔레콤 상무는 "통신비가 올라간 것은 단말기와 콘텐츠 사용 비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라며 "보편 요금제는 정부의 요금제 결정 권한이 더 강화되는 것으로, 관리형 요금제로 퇴행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충성 KT 상무는 "보편 요금제로 인해 이통사 매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데 시장지배적사업자가 아닌 후발 사업자들은 부담이 더 크다"며 "알뜰폰 사업자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 패널로 초대받지 못한 알뜰폰과 판매점 업계는 질의응답 시간을 이용해 의견을 냈다. 황성욱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부회장은 "보편 요금제보다 더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가 이미 있다"며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제시하면 더 다양한 요금제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충관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사무총장은 "정부가 자꾸 규제하려고 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규제는 공정한 경쟁이 되도록 최소화하고 시장 경쟁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창림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정책기획과장은 "허가제 전환은 적극 추진해 달성할 것"이라며 "제4이통사가 바로 나타나지 않겠지만 나온다면 주파수 할당 절차를 진행하며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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