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교사가 학생 때려 '혈종·부종'…서울교육청 수사의뢰 조치
‘아동학대특례법’ 위반 혐의…담임교사 "체벌 합의했지만 반성"
2017-08-16 17:15:02 2017-08-16 17:15:02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학생 허벅지를 수십 대 때린 서울의 한 자립형 사립고등학교 담임교사를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시교육청 산하 학생인권교육센터는 16일 최근 S자사고에서 발생한 학생 체벌 사건을 공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학교 소속 교사 A씨는 지난 6월 자신이 담임을 맡고 있는 B군에게 생활지도를 한다는이유로 교실에서 허벅지 전면과 후면을 세 차례에 걸쳐 수십 대를 때렸다. 또 B군에게 4800자 분량의 반성문을 작성하게 하고, 오후 10시가 돼서야 귀가시켰다. 
 
A씨는 체벌 과정에서 신문지로 말아 만든 막대기가 부러지자 다른 학생을 시켜 교무실에서 새 도구를 가져오게 한 뒤 체벌을 계속했다. 체벌을 당한 B군은 허벅지에 혈종과 부종이 나타났고, 한 달 후에도 허벅지 전면부에 압통성 종괴가 만져지는 등 후유증을 겪었다.
 
해당 사실을 알게 된 B군의 보호자는 같은 달 시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에 학생인권침해 구제신청을 했고, 학교가 은폐·축소 없이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이 사안을 처리해줄 것을 요청했다. 학교는 센터 안내에 따라 A씨와 B군을 분리조치했고, A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 A씨는 “체벌 전에 학생의 보호자와 체벌을 하기로 미리 합의했던 것이긴 하지만, 폭력행위를 저지른 것에 대해 많이 반성하고 있다”며 “상처받은 피해학생과 보호자의 마음이 치유되길 바라며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로 소명했다. 
 
이날 센터는 “A씨가 비록 피해학생에 대한 훈계를 목적으로 저지른 행위일지라도 피해학생의 물리적 및 심리적 피해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다”며 “어떤 경우에도 학생을 대상으로 한 폭력"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A씨는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제6조에서 보장하는 학생의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시교육청과 해당 자사고 교장에게 책임 있는 조치와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앞서 센터와 시교육청 학생인권위원회는 지난해 5월에도 ‘생활지도’ 등을 이유로 체벌 등을 실시하고 있는 일부 학교의 학생인권침해 행위에 대해 조희연 교육감에게 대책마련을 권고한 바 있다. 
 
시교육청은 학생대상 체벌 등을 포함한 학생인권침해에 대한 대책을 포함해 현재 ‘학생인권 3개년 종합계획’을 수립 중이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학생인권침해 권리구제 사안 중 82.2%가 사립학교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 감사팀이 지난 6월21일 오후 서울 중구 숭의초등학교로 감사를 위해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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