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중국의 '사드 보복'이 장기화되면서 가구업계 최초로 중국시장에 진출한 한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매출 급감으로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롯데, 현대차 등 기업들과 달리 한샘은 아직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사드 보복에 대한 영향권에서는 벗어나 있는 상황이다. 회사는 올 하반기까지 브랜드 알리기에 올인한 이후 매장 확대 등도 고려할 계획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지난달 8일 중국 상하이에 연면적 1만3000여㎡ 규모의 매장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한샘이 중국 내 사업을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96년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이후 주방가구 특판시장에 참여해왔다. 다만 이번 진출은 기업이 아닌 소비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다르다. 중국 현지인을 타깃으로 한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시장에서 첫 발이다. 아직까지 한국 가구업체들이 중국에 진출한 사례는 전무하다. 때문에 중국 내에서 한샘의 사업 정착과 성공적 운영은 글로벌 진출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도 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중국의 사드 보복이 장기화되자 한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사드 추가 배치 이후 한중 관계가 더욱 악화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유통과 관광업계를 포함해 한국기업들이 피해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현재로서 '기회의 땅'은 옛말인 셈이다.
하지만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기업들과 달리 한샘은 아직까지 별다른 피해는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 내 가구를 포함한 인테리어 시장은 740조원으로 그 규모가 큰 데다 뚜렷한 경쟁사도 아직까진 없다보니 중국의 경제보복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한샘 관계자 역시 "시장이 워낙 크다보니 한샘의 한개 매장 규모는 업계에 영향이 아직은 미미한 상황"이라며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매출을 많이 올리는 상황도 아니고, 3~4개 정도의 매장을 가진 것도 아니기 때문에 사드 보복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샘은 우선 올 하반기까지 브랜드 알리기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내 건자재, 인테리어 시장은 매년 20~30%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시장을 지배하는 업체들도 아직까지는 없다. 이는 곧 한샘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잠재 성장성이 큰 시장에서 한샘이 내세우는 경쟁력은 O2O(온·오프라인 연결)서비스와 건자재 패키지 서비스다. O2O서비스를 통해서는 온라인 한샘몰에서 오프라인 매장과 동일한 가구, 소품, 건자재 등 모든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전문가들을 고용해 중국에서 유일하게 패키지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시공 품질도 보증한다는 방침이다. 한샘 관계자는 "중국 내에 많은 업체들이 있다보니 올 하반기까지는 한샘이라는 브랜드를 알리고, 서비스를 알리는 것이 과제"라며 "이후 추가 매장을 확대할 지 등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샘은 지난달 8일 지난달 8일 중국 상하이에 연면적 1만3000여㎡(약 4000평) 규모의 매장을 열고 영업 중이다. 사진제공=한샘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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