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집값 안 떨어져요. 우리 애들 조금만 이해해 주세요"
장애학생 부모들, 정부 주최 간담회서 다시 '눈물'
김 부총리, 2022년까지 특수학교 18곳 신설 약속
2017-09-13 17:32:21 2017-09-13 18:22:07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저희 아이들 조금만 이해해 주세요. 절대로 집값 떨어지지 않으니깐 양보해 주세요”
 
서울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을 놓고 지역 주민 간 갈등이 극에 달한 가운데 장애아동 부모들이 특수학교 설립을 눈물로 호소했다. 이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는 13일 서울 마포구 한국우진학교에서 교육부가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해 서울 내 특수학교 설립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부대표는 “왜 이렇게 특수학교 설립이 어려운 줄 모르겠다”며 “매번 부모들이 사정사정해 한고비 한고비씩 넘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년 전 동대문에 발달장애 직업훈련 센터를 지을 때는 비가 오는 가운데 공사현장에 차량을 넣으려고 주민들과 몸싸움을 벌여야 했다”며 그간의 힘든 과정을 설명했다. 
 
특수학교 설립 청원운동에 동참한 시민들에게는 고마움을 전했다. 이 부대표는 “장애아동 부모들이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정말 외롭지 않다”고 말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비롯해 장애아동 학부모 대표, 서울시교육청 관계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영훈·손혜원·전재수 의원 등이 함께했다. 
 
간담회에 앞서 김 부총리는 관계자들은 함께 학교를 둘러봤다. 지난 2000년 설립된 한국우진학교에는 현재 유·초·중·고 총 163명의 장애아동이 재학 중이며 아이들 대부분은 언어·지적·정서 장애 등을 겪고 있다. 
 
김 부총리는 장애아동 학부모들을 위로하며 오는 2022년까지 전국에 특수학교 수를 현재 174곳에서 192곳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는 편견과 오해가 없는 교육을 하려고 애쓰고 있다”며 “사회적 약자인 장애아동들이 균등하게 교육받고 시민으로 한 사람으로 올바른 삶을 꾸릴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특수학교 학급수를 최대 1200개 학급까지 늘리고, 그에 필요한 특수교사 충원도 약속했다. 
 
일부 참석자는 특수학교 설립이 정치적 논쟁으로 변질된 것에 대해 우려하기도 했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일부 주민의 반대도 있었지만 부산 강서나 경남창원에는 이미 특수학교를 설립했거나 설립 중”이라며 “유독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반대하는 건 정치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본인의 지역구에서 벌어진 갈등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연일 서울시교육청과 조희연 교육감을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 회장은 “특수학교 설립은 정치적 문제가 아닌 아이들의 교육권의 문제”라며 “정치인이 나서서 이해득실로 몰아가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국회의원 후보시절 우진학교 졸업식에 처음 참석했었다는 손혜원(마포구을)은 연신 눈물을 훔치며 장애아동들의 학습권을 피력했다. 손 의원은 “많이 배운 사람은 배우지 못한 사람을 배려하고, 돈이 많은 사람은 가난한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건강한 사람이 몸이 불편한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국우진학교에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감담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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