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18일 '정상운영'…정부 강경모드에 '항복'
한유총 전국 16개 지회 집단휴업 불참 공식 발표
2017-09-17 15:31:32 2017-09-17 15:31:32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전국 사립유치원들의 집단휴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은 17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16개 지회 모두 오는 18일 예고한 집단휴업에 불참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유총은 “그동안 휴업, 휴업 철회, 휴업 철회 번복 등으로 학부모님들과 국민 여러분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한다”며 “교육자로서의 본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유아교육정책 파트너로서 인정하고 정책참여를 보장한 만큼 그동안 협의된 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들은 오는 25일로 예정했던 휴업도 철회했다. 한유총은 “25일도 정상적인 운영을 하는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며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다니는 유치원을 정상적으로 이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유총은 정부가 국공립유치원 원아 1명에게는 98만원의 재정 지원을 했지만 사립 원아에게는 22만원만 지원했다며 차별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오는 18일과 추석 연휴 직전인 25~29일 집단휴업을 예고했다. 
 
현재 정부는 국공립유치원의 원아 비율을 지금의 24%에서 2022년까지 40%로 끌어올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제2차 유아교육발전 5개년 기본계획’을 준비 중이지만 한유총의 반발로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유총은 결국 정부의 단호한 태도와 여론의 차가운 시선에 백기를 들었다. 교육부는 강력한 행정·재정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교육부는 정원감축을 비롯해 모집정지, 지원금 환수, 유치원 폐쇄 등 가능한 모든 제재조치를 예고했다. 
 
이에 한유총은 지난 16일에는 서울, 대구, 제주 등 11개 지회장과 인천지회 회원 75%가 18일 유치원을 정상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계와 정치권에서도 집단휴업은 사립유치원의 ‘밥그릇 챙기기’에 불과하다며 연일 비판을 가했다.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는 이번 파업이 유아 학습권의 침해인 동시에 부모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돈벌이를 위해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은 차라리 ‘폐업’을 하는 편이 낫다고 일갈했다. 
 
이날 제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사립유치원에 대한 철저한 감사가 요구된다”며 “사립유치원은 횡령, 원비 착복 등 비리에 얼룩져 학부모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감사를 촉구했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문재인 정부는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입니다’라는 교육철학 아래 교육의 국가책임 강화를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며 "유아교육의 국가책임 완수라는 학부모의 염원을 담은 시대적 소명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에서 추이호 한국유치원총연합회 투쟁위원장(왼쪽 두번째)이 합의사항 무시한 교육부 규탄 및 휴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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