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힙합 장르라 해서 ‘힙합 음악’만 고집하진 않는다. 에픽하이가 데뷔 초부터 지켜온 음악적 신념이다. 이날 게스트들 역시 그런 그들의 지향점에 맞춰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로 구성됐다. 발라드, 록, 일렉트로닉, 댄스 등의 음악들이 울려 퍼졌고 14년간 그들의 신념을 존중해 온 관객들은 연신 큰 박수를 보내며 타가수들과 함께 호흡했다.
7일 저녁 게스트로 출연한 아이유. 사진/권익도 기자
7일 저녁, 게스트로 등장한 가수는 아이유였다. 에픽하이와 함께 ‘연애소설’을 부르며 등장한 그는 “제 곡도 많이 아실지 궁금하다”며 ‘금요일에 만나요’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모든 소절을 따라 부르는 관객들을 향해 놀란 표정을 짓던 그는 “힙합 공연을 보시는 분들은 약간 과묵하거나 다른 장르의 음악은 별로 듣지 않을 거라는 편견이 조금 있었다”며 “그런데 오늘 공연에서 다정한 표정으로 따라 불러주셔서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후 등장한 타블로는 “공연장 뒤에서 아이유의 멘트를 듣다가 ‘우리 관객은 그래’라는 혼잣말을 나도 모르게 했다”며 “전날 임창정 선배님도 오셔서 어마어마한 사랑을 저지르고 가셨는데 그날도 높은 음역대까지 무리하게 따라하는 팬들을 보고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 진짜 멋지고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아이유에 이어서는 그의 절친으로 알려진 김종완과 하동균과 타블로가 함께 하는 ‘타종균’ 무대가 꾸며졌다. 밴드 넬의 보컬 김종완은 ‘개화’를, 하동균은 ‘Happy birthday to me’를 타블로와 함께 불렀다. 이어서는 청춘시절을 함께 보낸 셋이 넬의 ’청춘연가‘를 부르기도 했다.
에픽하이 타블로가 멘트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YG엔터테인먼트
“다양한 음악을 편견 없이 사랑하시는 여러분 멋있습니다. 에픽하이라는 이 팀을 처음 만들었을 때 저희가 서로 약속했던 게 있어요. 1집 때부터, 그러니까 14년전부터 우리는 음악을 만들 때 편견없이 만들자고 했거든요. ‘힙합이니까 이렇게 해야한다’, ‘힙합이 아니니까 이런 것은 하면 안된다’ 그런 생각을 하지 않기로요.”
이어 타블로는 ‘좋아하는 모든 것을 담아서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자’는 게 에픽하이의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신념을 지지해준 관객들 덕에 그 꿈을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마지막 3회차에 출연해 에픽하이의 피쳐링을 도운 가수 이하이, 사진/뉴시스
이날 저녁 7시 콘서트 전후에도 다양한 게스트들이 함께 그들의 공연을 빛냈다. 전날(3일) 1회차 공연에선 악동뮤지션의 수현이 ‘상실의 순기능’, ‘연애소설’, ‘1분1초’를 4일 밤 11시 마지막 3회차 공연에는 이하이가 ‘춥다’, ‘HERE COMES THE REGRETS’를 에픽하이와 함께 불렀다. 또 3회차 중간에는 싸이가 깜짝 게스트로 출연해 ‘챔피언’. ‘연예인’ 2곡 만으로 공연장의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했다. 이번 공연에서 그들이 보여준 콜라보레이션은 14년간 ‘편견없는 음악’을 하겠다는 노력이 빚어낸 집대성이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