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나윤주기자]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에 초점이 맞춰졌던 정부 정책의 대상이 성인으로까지 확대돼, 게임산업에 대한 본격적인 규제를 앞둔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8일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 폐해를 막기 위해 지난 12월부터 운영해 온 '게임 과몰입 대응 태스크포스(TF)'의 정책 대상을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까지 확대해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문광부는 "게임과몰입 대응 TF가 청소년의 게임과몰입 문제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시작됐지만, 성인들도 부작용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어 억제장치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를 인식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정부의 결정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업계는 "정부가 나서서 정책적으로 추진한다고 하니, 이에 동참하겠다"는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치면서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은 꺼려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게이머 사망과 모친 살해 사건 등 사회적인 이슈들로 인해 정부가 '규제'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 같아 염려된다"고 말했다.
그 동안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게임산업 규제에 무게가 실렸던 것을 두고 유인촌 장관이 '규제'보다는 '진흥'쪽으로 가야 한다고 공식석상에서 여러 번 말해 왔는데, 이번에 불거진 사회적 이슈들로 인해 다시 규제 쪽으로 되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문광부의 이번 발표가 논란이 된 게이머들의 사망·살해 사건을 의식한 '보여주기'식 정책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게임업계에서는 지금도 업계가 자율적으로 게임과몰입 방지를 위해 게임 이용시간 제한, 월 결제금액 한도, 경고 문구 삽입 등을 시행하고 있어,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으로 크게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문광부 관계자는 성인 게임과몰입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 "위헌적인 요소도 있기 때문에 당장 일방적으로 성인들의 게임 이용을 하루 몇 시간으로 제한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업계와 합의해 방안을 찾아가겠지만 게임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 게임업계에서 수 걸음 전진을 위해 반 걸음 후퇴하는 고통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람을 죽여가면서 산업이 커 갈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게임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에 포함돼 있는 '게임 주의 문구 게시 의무화' 법안을 거론하면서, "'게임 경고문구 의무화'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추후 정부 행보에 여운을 남겼다.
뉴스토마토 나윤주 기자 yunj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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