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자치학교 시대 열겠다”…과감한 권한 이양 약속
본청·교육지원청·학교 간 역할 분담, 본청 정책 기획에 집중
2018-01-03 15:14:13 2018-01-03 15:14:13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남은 임기 동안 실질적인 자치학교 시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3일 오전 시교육청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주요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조 교육감은 “교육자치 강화는 중대한 의제”라며 “문재인 정부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때로는 설득하며 ‘교육자치시대’를 앞장서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은 별도 ‘교육자치정책협의회’를 통해 외국어고·국제고·자율형사립고의 지정·취소 권한같은 초중등교육 권한을 이양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조 교육감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교육청이 돌려받은 권한을 단위학교로 과감히 이양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교육감은 “‘비대한 시도교육청’의 시대가 열려서는 안 된다”며 “교육자치는 시도교육청뿐 아니라 개별 학교에서 꽃 피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시교육청은 향후 본청과 교육지원청, 개별학교 간 업무를 분담하고, 새로운 협업 모델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큰 틀에서는 본청은 최소 기획 기능에 집중하고, 교육지원청이 학교를 지원하는 통합 학교지원센터로 재구조화한다. 
 
학교자치는 조 교육감의 핵심 공약 중 하나로 시교육청은 지난 3년간 교복입은 시민 프로젝트를 비롯해 학생 참여 예산제, 교원학습공동체, 학부모회 법제화 등 다양한 정책들을 도입해 왔다. 
 
올해는 재정적 지원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학생회 상설 회의 공간 조성 ▲학생회 운영비 100만원 이상 확보 ▲200만원 내외의 학생참여예산제 운영 ▲학급당 자치 활성화비 20만원 이상 확보 ▲학부모회 운영비(단설유치원 50만원, 초·중·고·특수학교 100만원)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약속했다. 
 
또 교원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보장하기 위한 문화조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기준에 따른 성과평가로 교원의 교육활동을 가로막기보다 수업과 생활지도에 더욱 자율성을 부여할 계획이다. 조 교육감은 “학교는 교육을 둘러싼 권한의 ‘말단’이 아니라, 권한의 ‘출발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 교육감은 일선 학교현장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학교폭력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신이 직접 전면에 나서 현행 학교폭력 처리 과정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조 교육감은 학교 간 폭력이나 중대사안의 경우 학교가 아닌 교육지원청에 학폭심의위원회를 두어 다루도록 하고, 학폭대책자치위원회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이원화되었던 재심과정을 교육청으로 일원화하도록 하는 법 개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조 교육감은 지난달 22일 발표된 범정부 차원의 대책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움을 드러냈다. 조 교육감은 “뜻있는 의원들과 논의해 학폭법 개정안이 국회에 ‘의원 발의’ 되도록 하고, 기존에 법 개정안을 제출한 의원들과 ‘학폭법 개정 공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시교육청은 올해 공립유치원 26곳을 신·증설하고, 공영형 유치원을 추가 지정한다. 또 고교학점제 기반이 될 개방·연합형 종합캠퍼스 선도학교 20곳을 선정하고, 연합형 선택 교육과정 운영 권역을 기존 8개권역 24개교에서 11권역 30개교로 늘리는 등 핵심 5대 정책방향, 12개 핵심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조 교육감은 “교육감으로서 4년의 임기를 마무리해야 하는 올해는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기보다 지금까지 추진해 온 교육개혁의 과제들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2018 주요업무계획 확정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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