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090430)그룹 회장
(사진)이 '관광객 감소'라는 위기관리에 허점을 드러내며 3년 만에 업계 1위 타이틀을 LG생활건강에 내어줬다. 서 회장은 올해 중동과 아세안 등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등 주요 브랜드들의 타깃시장을 늘려 실적 회복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31일 아모레그룹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731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6년 1조원을 넘었던 영업이익에 비해 32.4%나 줄었다. 전날까지 증권업계가 추산한 컨센스(7421억원)도 밑돈 수준이다.
매출액도 전년 보다 10.0% 줄면서 6조291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매출액은 기존 업계 2위였던
LG생활건강(051900)의 6조2705억원에 못미쳤다. 이로써 아모레그룹은 LG생건에 3년 만에 매출 1위 타이틀을 내어줬다. 영업이익 역시 LG생건(9303억원)에 크게 못미친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자회사인 아모레퍼시픽 매출이 부진하며 이익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모레퍼시픽은 관광객이 줄어든 영향으로 면세점과 주요 상권에서 매출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사진)이 3년 만에 업계 1위 타이틀을 LG생활건강에 내어줬다. 사진/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은 지난해 "급격하게 변화하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도 큰 기회로 만들자"고 다짐했지만, 예상 보다 거셌던 사드 후폭풍을 겪으면서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기는 녹록지 않았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보다 29.7% 줄어든 5964억원에 그쳤다. 이번에 타격이 컸던 면세점 매출은 아모레퍼시픽의 전체 국내매출에서 30%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영향에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영업이익 감소율은 38%로, 해외(-8%) 보다 컸는데 지난해 '설화수 윤조 마스크', '헤라 블랙쿠션', '프리메라 수딩 센서티브 라인'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시장에서 큰 효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이밖에 계열사 이니스프리(-45%), 에뛰드(-86%), 에스쁘아(적자)의 영업이익도 모두 전년 보다 줄었다. 이런 가운데 에스트라의 영업이익은 59% 늘어 34억원을 기록하며 선방했는데, 메디컬 뷰티 브랜드와 이너뷰티 제품의 반응이 좋아 매출과 함께 이익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그룹이 1위 자리를 놓친 것은 한반도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슈로 중국과 빚은 갈등이 지난해 뷰티업계 전반의 화두였다는 점에서 더욱 씁쓸하다. 비슷한 환경이었지만 LG생건의 경우 '후', '숨', '빌리프' 등 럭셔리 화장품 사업부문에서 두각을 보인데 더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한 것이 영향을 다소 덜 받았다는 평가다.
서경배 회장은 톱 K-뷰티를 재탈환하기 위해 당장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에뛰드가 2월 쿠웨이트, 3월 두바이에 첫 매장을 내며 중동시장을 공략하고 3월에는 라네즈가 호주 세포라에 입점할 계획이다. 마몽드 역시 미국 뷰티 전문점 ULTA에 1분기 중 입점한다. 헤라는 오는 4월 싱가포르 진출로 아세안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글로벌 혁신 상품을 개발하고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혁신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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