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환 KISA원장 "빅데이터센터 구축해 기업에 오픈"
올해 연말까지 25억원 투입…비전문가 주장에 "문외한 아니다"
2018-02-25 12:00:00 2018-02-25 16:07:55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올해 사이버 공격 관련 데이터를 보유한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한다. 도출된 데이터는 기업에 오픈된다.
 
김석환 KISA원장은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12월까지 약 2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KISA는 PC와 서버를 중심으로 사이버 공격에 대응했다. 이러한 대응 방식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사례를 수집·저장·분석하는 방식으로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제된 데이터는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된다. 기업들이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거나 정보보호 상품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비식별화된 개인정보의 활용 방안도 화두다. 비식별 정보는 누구에 대한 정보인지 확인할 수 없도록 조치된 개인정보를 말한다. 비식별 조치가 됐다고 하지만 누구의 정보인지 다시 식별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존재한다. 이에 KISA는 비식별 경연대회를 열 계획이다. 김 원장은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의 합의 수준을 도출하기 위해 기술적 절충점을 공개적인 경연대회를 통해 찾아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사례도 적극 참고할 계획이다. 그는 "일본의 메이지대학이 3년째 하고 있는 비식별 개인정보 경연대회와 후지쯔 연구소의 개인정보 활용 방식을 참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석환 KISA원장이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ISA
 
KISA는 블록체인 관련 사업도 적극 펼칠 계획이다. 오는 4월말까지 블록체인 관련 과제 6개를 발주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블록체인이 어떻게 실제 사업 모델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KISA는 지난해 연말 지방자치단체들로부터 블록체인 사업에 대한 수요 조사도 실시했다. 11곳으로부터 아이템을 받아 그 중 5곳의 지자체와 블록체인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검토를 하고 있다. 김 원장은 "검토를 통과한 사업 아이템은 예산을 지원받아 블록체인 시스템을 구축해 행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사이버 침해로 피해를 입은 곳에 대한 조사 권한이 없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해 10월 가상화폐 거래소 유빗을 점검한 결과 21개 체크리스트 중 15개에서 문제가 있다고 개선 권고 했다"며 "하지만 시정지시나 동의 없이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다"고 말했다. 유빗은 지난해 12월 해킹을 당해 약 170억원의 손실을 입고 파산 선언을 했다.
 
김 원장은 정보보호 관련 경력이 없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방송의 IT 자회사를 2년간 경영해 IT에 문외한이 아니다"며 "원장의 역할은 기술적 전문성도 필요하지만 갈등을 조정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지난해 11월13일 5대 KISA 원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2020년 11월12일까지 3년간이다. 김 원장은 부산 MBC 기자 출신으로, iKNN(KNN의 IT 자회사) 대표, KNN 대표, 동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초빙교수 등을 지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 미디어 특보단으로 활동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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