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중국 정부가 SK하이닉스가 속한 한미일 연합의 일본 도시바메모리 반도체 인수를 승인했다. 지난해 9월 도시바 이사회가 한미일 연합에 메모리반도체 사업부 매각을 결정한 지 8개월 만이다. 도시바메모리 지분 15% 확보를 위해 4조원을 투자하는 SK하이닉스는 전세계 낸드플래시 강자인 도시바와 기술협력을 통해 입지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반도체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한미일 연합의 도시바메모리 사업 인수를 위한 반독점 심사를 승인했다. 이로써 한미일 연합은 매각 대금 입금 등 마무리 절차만 남겨두게 됐다.
일본 도시바 본사 모습. 사진/뉴시스
자금난에 시달렸던 도시바는 지난해 9월 이사회 승인을 거쳐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하고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한미일 연합에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중국이 어깃장을 놓으며 당초 지난 3월말까지 마무리 될 예정이었던 매각에 제동이 걸렸다.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위해서는 반도체 수급이 많은 주요 8개국(한국·일본·EU·미국·대만·필리핀·브라질·중국)에서 반독점법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중국의 심사가 지체된 탓이다. 반도체 자급률을 현재 25%에서 오는 2025년까지 7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하며 자국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데다 최근 미국과 무역마찰을 벌이고 있어 미국 기업과 관련된 인수합병 승인 심사에 대한 검토가 길어질 수 있다는 견해가 나왔다. 이로인해 매각 계약 철회를 요구해 온 도시바 일부 주주들의 목소리가 불거지며 도시바메모리 매각이 아예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었다.
혼전을 거듭한 한미일 연합은 다음달 1일 2조엔을 도시바 측에 지급하고 도시바메모리를 품을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향후 10년간 의결권 지분이 15% 이하로 제한되고, 기밀정보에는 접근하지 못하지만 낸드플래시 기술력을 갖춘 도시바메모리와 장기적인 협력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도시바는 시장점유율 16.2%로 삼성전자(40.2%)에 이어 2위다. SK하이닉스는 시장점유율 11.6%로 4위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 경영에 직접 관여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지만 도시바와 기술 협력과 제휴가 확대될 수 있고 투자수익도 일정 부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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