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 4차협상…연합훈련 유예 영향 주목
2018-06-26 14:14:37 2018-06-26 14:14:37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내년부터 적용할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제4차 고위급회의가 26일부터 이틀 간 일정으로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시작했다. 미국 측이 그간 전략자산 전개에 대해 우리 측 부담을 요구해온 가운데, 최근 한미 연합훈련이 유예된 것이 협상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우리 측 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는 이날 4차회의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최근 한반도 안보환경을 둘러싸고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며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 마련과 연합 방위체제 강화, 한미동맹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방위비 분담협의의 원만한 타결이 중요하다는데 우리 모두 동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티모시 베츠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는 “한미동맹은 역내 평화 안보를 중심축으로 세계의 안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도 “한반도 상황에 대해 좋은 결과를 바라고 있지만 우려도 여전히 많다. 주변 정세가 변한다고 해도 우리 임무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역내 안보상황 변화와 관계없는 군사적인 대비와 이에 따른 비용마련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양측 모두 한미동맹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지만, 속내는 다르다. 그간 미국은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면서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비용을 우리 측이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한미 군사훈련은 엄청나게 비싼 훈련”이라며 “한국도 비용을 부담하고 있지만 100%는 아니다. 이 문제를 다시 이야기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은 1980년대 이후 재정적자가 누적되고 동맹국들의 경제가 성장하자 동맹국들에게 미군의 해외 주둔비용 분담을 계속해서 요청했다.
 
반면 우리 측은 방위비 분담금의 취지가 주한미군 주둔과 관련된 것이라는 점을 지속 강조할 방침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5조 1항은 “미측은 한측에게 부담을 과하지 아니하고 주한미군 유지에 따른 경비를 부담한다”고 명시돼있다. 2항은 “한측은 미측에 부담을 과하지 아니하고 시설과 구역을 제공한다”고 적시했다. 미국이 전략자산 전개 문제를 SMA에 끌어들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논리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18일 취임 1주년 내신브리핑에서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의 비용을 우리가 분담한다는 것이 기존 취지”라며 “우리 측은 분담금 뿐만 아니라 주한미군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을 많이 하고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해병대 연합훈련 등이 유예된 것이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3월 1차 회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세 차례 논의가 이뤄졌지만 최종 합의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2014~18년 5년 간 한미 분담규모를 정한 9차 협정은 2013년 7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10차례 협의 끝에 체결됐다.
 
지난 4월11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평화센터에서 열린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2차 회의 전 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왼쪽)가 티모시 베츠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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