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한국지엠이 이쿼녹스와 스파크 부분변경 모델의 판매 부진으로 국내 완성차 3위 탈환에 실패했다. 한국지엠이 경영정상화를 모색하는 상황에서 노노갈등이 깊어지는 점도 악재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의 7월 내수 판매량은 9000대로 6월(9529대)보다 5.6% 감소했다.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전월 대비 판매량이 감소한 업체는 한국지엠이 유일하다. 한국지엠은 5월말 스파크 부분변경 모델, 6월초 이쿼녹스를 선보이면서 부활을 모색했지만 내수 3위 쌍용차와의 격차는 6월 155대에서 7월 823대로 벌어졌다.
판매량 증가를 이끌것으로 예상되던 모델들의 부진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쿼녹스는 6월 385대에서 7월 191대로 50.4%나 급감했으며, 스파크도 같은 기간 3850대에서 3572대로 7.2%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이쿼녹스 부진의 원인으로 경쟁 모델보다 높게 책정된 가격을 거론했다. 이쿼녹스의 가격은 2987만~3892만원이며, 전자식 AWD 시스템을 옵션으로 선택하면 200만원이 추가된다. 반면, 경쟁 차종인 현대자동차의 싼타페와 기아자동차의 쏘렌토 디젤 모델 가격대는 각각 2895만~3710만원, 2785만~3700만원으로 이쿼녹스보다 다소 낮다. 게다가 성능을 비교하면 이쿼녹스는 1.6리터 디젤 엔진에 최고 출력은 136ps이지만 싼타페의 경우 2.0리터 디젤 엔진은 186ps, 2.2리터 엔진은 202ps에 달한다.
한국지엠이 이쿼녹스 부진으로 7월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노노갈등도 해결할 과제로 남았다. 사진/뉴시스
업계 관계자는 "싼타페는 매월 9000~1만대가량 팔리는 인기 모델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지엠이 이쿼녹스의 가격대를 높게 책정했다"면서 "출시 초기부터 가격대에 대한 우려가 많았으며, 현재 판매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조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점도 경영정상화의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조 간 '노노갈등'이 발생했다. 사측과 정규직 노조는 지난달 27일 부평2공장 근무형태를 기존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부평2공장의 가동률이 30%대에 불과하다는 점을 반영했다.
이에 대해 비정규직 노조는 향후 구조조정의 타깃이 된다면서 근무형태 변경 방안을 반대해왔고 지난달 26일에는 사측과 정규직 노조의 대화를 막기 위해 정규직 노조 대회의실을 봉쇄하기도 했다.
정규직 노조 관계자는 "비정규직 노조를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했지만 노조가 노조 활동을 방해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으며, 향후 관계를 재정립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비정규직 노조 측은 정규직 전환 및 카허 카젬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말리부와 임팔라는 무난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쿼녹스와 스파크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노사가 경영정상화를 위해 합심하는 분위기를 마련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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