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제3차 남북 정상회담 ‘9월 평양’ 개최는 교착상태에 놓인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동력을 살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남북은 13일 오전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고위급회담을 마치고 공동보도문을 통해 “일정에 올라 있는 남북 정상회담을 9월 안에 평양에서 가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초 예상했던 구체적 일정에는 합의하지 못했지만, 정상회담 시기는 내달 중순쯤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내달 18일부터 유엔 총회가 열리는 것을 감안하면 그 이전에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고 총회에 함께 참석해 전세계의 승인을 받는 그림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회담결과가 나온 직후 “대략적인 날짜와 장소가 나왔으니, 그리고 고위급 회담을 통해서 나온 합의 내용들을 바탕으로 해서 성공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상회담 준비위원회의 가동에 대해 “조만간에 준비 착수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면서 앞서 4·27 1차 남북 정상회담을 준비했던 멤버들이 주축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정상회담 날짜가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은 것과 관련해 고위급회담 남측 대표단장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번 가을 정상회담은 지난번 판문점선언에서 합의된 대로 북측지역 평양에 가서 하는 것인 만큼 초청하는 북측의 입장이 어떤가가 상당히 중요하다”며 “북측의 일정 상황들을 감안할 때 9월 안에 평양에서 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날짜는 여러 가지 좀 더 상황을 보면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북측 대표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은 “9월 안에 진행된다. 날짜도 다 돼 있다”고 자신했다.
다만 리 위원장은 이날 고위급회담을 마무리 하면서 “중요한 것은 일정에 오른 모든 문제를 진척시키는 데 있어서 쌍방 당국이 제 할 바를 옳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북남 사이 미해결되고 있는 문제, 북남관계 개선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하나하나 책임적으로 신속히 해결하는 것이 앞으로 북남관계를 일정대로 발전시키고, 일정에 오른 모든 문제를 실행해나가는 데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남측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시 언급하지만 북남회담과 개별접촉에서 제기한 문제들이 만약 해결되지 않는다면 예상치 않았던 문제들이 탄생될 수 있고, 또 일정에 오른 모든 문제들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경고성 발언도 내놨다.
다만 조 장관은 “리 위원장이 말한 것은 새롭게 제기했다기보다 남북관계에서 늘 여러 가지 제기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런 것에 대한 일반적인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전문가들은 평양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두 달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북미 비핵화 협상을 추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선제적이고 실질적인 비핵화 이행을, 북한은 먼저 종전선언에 나설 것을 요구하며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간 이견을 좁히기 위해 중재안을 제시하거나, 타협을 유도할 것이란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문 대통령은 곧바로 미국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하거나, 4·27 정상회담 때처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보내 회담 결과를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 고위급 회담의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북측 대표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남북 대표단이 13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회담을 마친 뒤 인사말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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