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가 1일 시의회에 보고한 예산안 8대 중점과제 중 하나는 균형발전이다. 1조97억원이 들어가는 균형발전 예산의 핵심은 크게 '주민 공동체가 주도하는 마을재생' 및 교육·문화·건강·생활 SOC 인프라 격차 해소다.
'주민 공동체가 주도하는 마을재생'은 주거 환경 개선 정책으로 올해 예산 459억원에서 내년 3556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는 내년부터 빈집활용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2444억원 규모로 시행되기 때문이다. 노후 저층 주거지에서 방치된 빈집을 서울시가 매입한 뒤 청년·신혼부부 주택으로 공급해 주거환경 개선과 주거난 해결을 동시에 이룬다는 목표다. 내년 빈집 400호를 우선 매입하고 오는 2022년까지 모두 1000호를 매입해 총 4000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8월 선정한 도시재생 뉴딜사업 7곳에 450억원을 투입해 주거환경 정비와 공동체 활성화를 추진하고 서울형 3단계 주거지재생, 가공배전선 지중화, 공동주차장 확충도 진행한다.
또 1264억원을 들여 비강남 지역에 모자란 인프라를 확충하는 정책 역시 균형발전의 요체다. 시민생활사 박물관과 돈화문 민요박물관 등 문화시설에 953억원이 들어간다. 학교 6곳에 체육관을 건립하고, 27곳에 문화예술활동 특별교실을 조성하는 등 학교 관련 예산도 254억원이 투입된다. 동북권이 다른 지역보다 중증응급환자 진료 인프라가 부족한 점을 감안해, 서울의료원 권역응급의료센터 건립도 본격 추진한다. 특히 지난 메르스 사태 경험을 바탕으로 전국 유일한 감염특화 응급의료센터로서 만들 계획이다.
이외에도 신이동수단 설치에 20억원이 들어간다. 노인 같은 보행약자가 오르막·구릉지대를 쉽게 다니도록 경사형 모노레일 등 신 유형 교통수단 도입을 추진하는 것이다. 강북구 미아역·솔샘역 근처에 경사형 모노레일·엘리베이터를 시범 도입하고 2020년까지 서울 전역으로 확대한다.
균형발전은 단순히 8대 중점과제 중 하나일 뿐 아니라 예산안 전반의 방향성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예산안 기조를 '지역격차 없는, 고르게 잘사는 균형 서울'로 잡고 균형인지예산을 처음으로 적용했다. 균형인지예산은 자치구에 보내는 교부금이나, 특정 자치구에 짓는 건물 등 자치구와 직접 관련있는 서울시 예산 중에서 불균형하게 투입되는 예산을 개선하는 제도다.
적용 결과, 내년 예산안 35조7843억원 중 균형인지예산은 12조6991억원로 집계됐다. 균형인지예산에서 강남3구와 강동구로 이뤄진 동남권의 비중은 지난 2017년 18.1%에서 내년 14.9%로 3.2%포인트 줄어들고, 차감분은 나머지 권역으로 배분됐다.
지난 여름 삼양동 옥탑방 체험을 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강북과 강남은 하늘과 땅의 격차가 난다"며 "강남에 진학해야 명문대 입학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70년대 이후 강남 위주 투자, 정책 때문에 격차가 벌어진만큼 이를 바로잡겠다"며 "서울 어디서도 차별받지 않고 편안하게 모두가 잘 사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7월20일 한 시민이 서울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 아래를 지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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