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청년 3명 중 1명은 '알바'하던 와중에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전국 아르바이트 청년 6722명에게 성희롱 실태조사를 실시해 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31%가 근무 중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자 중 여성은 85%, 남성은 15%였으며 연령별로는 20대가 56%로 가장 많았고, 30대와 40대가 각각 24%와 11%였다.
피해 사례로는 '불쾌한 성적 발언(27%)', '외모 평가(25%)', 신체접촉(20%) 순이었다. 성차별적 발언(14%), 개별적 만남요구(8%), 술 접대 강요(5%) 등 사례도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속옷 사이즈가 어떻게 돼, 속옷 사줄까', '아가씨 몇 살이야? 20살이면 해볼 거 다 해봤겠네. 콘돔 추천 좀 해줘' 등이 있었다.
성희롱 행위자는 ‘남성 고용주’가 37%로 가장 높았고 남성 손님(27%), 남성 동료(21%), 여성 고용주(5%), 여성 동료(4%) 순으로 뒤를 이었다. 피해가 발생한 사업장의 규모는 4~10인 미만이 41%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1~4인 미만(25%), 30인 이상(17%), 10~30인 미만(16%) 순이었다.
성희롱 피해 발생 빈도는 월 1~2회가 29%로 가장 높게 집계됐으며 주 1~2회(26%), 연 1~2회(21%), 3개월 1~2회(17%) 순이었다. 거의 매일 발생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7%였다.
응답자 68%는 성희롱 피해를 당했을 때 도움받을 곳을 몰랐다. 피해 경험자의 60%는 '참고 넘어갔다', 15%가 '대응 없이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고 답변했다. '상담센터 등 관련 기관을 통해 민원 접수'를 했다는 응답자는 단 2%에 그쳤다.
아무 대응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관둔 가장 큰 이유는 '외부에 알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37%)'였다. 뒤이어 '대처 방법을 잘 몰라서(20%)', '해고·정규직 비전환 등 신분상 불이익이 있을까봐(17%)' 순이었다.
성희롱 예방교육 이수를 받지 못한 응답자는 59%였다. 직장 내 성희롱 근절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는 ‘성희롱 행위자에 대한 처벌 강화’(44%)가 꼽혔다.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는 근무 분위기 조성’(25%), ‘매장 내 CCTV 확대 설치’(13%), ‘성희롱 예방 교육 확대 실시’(9%), ‘성희롱 사건 전담 근로감독관 확대 배치’(6.2%) 등 의견도 있었다.
성희롱 피해 경험이 심리상황과 아르바이트에 미치는 영향은 ‘불쾌감과 분노를 느꼈다’가 41%로 가장 높았다.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싶었다’(29%), 우울했다(13%), ‘일의 능률이 떨어졌다’(13%)는 응답도 있었다.
이번 조사에 따라 서울시는 1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찾아가는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이수한 곳에는 '안심일터' 스티커를 붙이며 구직 사이트에도 표시한다. 10인 미만 사업장은 성희롱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면서도, 성희롱 예방 교육 의무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땅에 아직 많은 아르바이트 청년이 성희롱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혼자 고민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와 민관이 서울 위드유(#WithU) 공동 프로젝트를 사명감을 갖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 자료/서울시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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