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갤럭시노트9과 아이폰XS(텐에스) 중 뭐가 더 좋아?"
휴대폰 교체시기를 맞이한 한 지인은 고민이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그는 갤럭시S7을 사용 중이다. 약정 기간이 지나 새 휴대폰을 알아보던 차였다. 기자는 대답대신 질문을 던졌다. 한 달에 데이터를 얼마나 사용하며 주로 어떤 애플리케이션(앱)을 쓰느냐고. 그의 스마트폰 앱 사용 시간 비중은 단연 카카오톡이 가장 많았으며 네이버·유튜브·페이스북이 뒤를 이었다. 무제한 요금제를 쓰면서 데이터 사용량에 신경을 쓰지 않아 데이터를 얼마나 사용하는지는 모른다는 대답도 이어졌다. 그가 가입한 이동통신사의 앱을 보니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약 6기가바이트(GB)였다. 월 통신 정액요금과 단말기할부금을 더해 월 6만원 이상을 통신비로 지출하고 있었다. 항상 가계 지출에서 고정비가 높다고 불만을 털어놨지만 통신비는 약 6만원을 내는 것을 당연시 여긴 그다.
기자는 단말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A와 J시리즈를, 요금제는 알뜰폰의 유심요금제를 추천했다. 고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닌 그에게 최신 프리미엄 단말기는 전혀 필요없다고 판단했다. 또 혼자 살아 집에서 TV와 인터넷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결합할인도 받지 않고 있어 굳이 이통사 요금제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 중저가 단말기에 알뜰폰의 유심요금제까지 사용하면 통신비를 현재의 거의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24개월 약정도 없다. 다만 이통사에서 제공하는 멤버십 포인트는 없다. 하지만 그는 멤버십 포인트를 어디에 사용하는지조차 모른다. 올해 초에 받은 포인트가 고스란히 쌓여있다. 약 열흘이 지나면 이 포인트는 사라진다.
"중저가 스마트폰과 알뜰폰 요금제는 사용하기에 좀 불편하지 않을까? 단말기가 자주 고장나지 않을까? 알뜰폰은 문제 생기면 어디로 연락해야해?"
그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재차 물었다. 갤럭시A 시리즈도 대화면과 고화소의 카메라, 지문인식 기능 등을 갖췄다. 알뜰폰 요금제는 이통사의 망을 빌려 쓰고 있어 통화 품질이 이통사와 동일하다. 한 달에 데이터를 20GB 이상 사용하며 고사양의 게임까지 즐기는 일부 사용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스펙이다. 기자는 약 3개월 전부터 알뜰폰 요금제로 갈아탔다. 통화와 데이터를 사용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통신요금만 내려갔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이통사들은 요금제 가격을 내리고 혜택을 늘렸다. 이에 알뜰폰 사업자들도 가격 경쟁에 나섰다. 하지만 스마트폰 단말기의 가격은 오히려 점점 비싸졌다. 프리미엄 단말기의 출고가가 100만원을 넘는 것은 예삿일이 됐다. 통신 요금고지서를 살펴보면 요금의 절반 이상이 단말기 할부금인 경우가 많다. 통신비가 너무 비싸다고 말하기 전에 자신의 요금고지서를 꼼꼼히 뜯어보자. 사용하는 앱이나 콘텐츠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스펙의 단말기를 사용하고 있지 않은지. 시장에는 다양한 스펙을 갖춘 단말기와 요금제가 나와 있다. 갤럭시S 시리즈와 아이폰만 찾을 이유가 없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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