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장소로 베트남 하노이가 확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오는 27~28일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는 미국과 북한 양측의 대사관이 모두 있고, 특히 북한이 선호해온 장소로 알려져 있다. 당초 미국이 보안유지에 유리한 휴양도시 다낭을 주장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미국이 북한에 일부 양보한 모양새가 됐다.
북베트남의 중심지 하노이는 미국의 적대국에서 동반자 관계로 전환한 '베트남 모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김 위원장이 전용기 '참매 1호'나 '특별열차'로 이동이 가능한 거리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김 위원장의 '베트남 국빈방문'이 성사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베트남 국가주석 및 총리와의 회담을 통해 김 위원장의 국제적 위상을 높일 수도 있다.
한편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0일 오전 미국으로 떠났다. 지난 3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비건 대표는 6일부터 2박3일 동안 평양에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2차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시설 폐기, 대륙간탄도미사일 폐기 등 비핵화 조치와 연락사무소 개설, 종전선언, 대북 제재 완화 등 미국의 사응조치를 두고 접점을 모색했을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9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일본측 북핵 수석대표인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및 여야 국회의원들과 잇따라 회동해 협상결과를 설명했다. 비건 대표는 이자리에서 "방북협의는 생산적이었다"면서 "양측 모두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평가해 일단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다.
다만 그는 "북한과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있다"면서 추가 의견조율이 필요하다는 점도 인정했다. 비건 대표는 김혁철 대표와 조율되지 않은 내용을 중심으로 실무협상을 조만간 다시 열 계획이다. 2차 정상회담까지 약 보름 남짓 남은 만큼 북미는 최대한 실무협상을 서두를 것으로 전망된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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