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동남권 신공항, 합의 안되면 총리실 기구 구성"
2019-02-13 18:06:00 2019-02-13 18:06:00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동남권 신공항과 관련해 "영남권 5개 시·도의 입장이 정리되기 전에 섣불리 어느 쪽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일단 중립을 지켰지만, 현행 '김해신공항안' 변경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도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 지역 경제인들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당초 동남권 신공항은 지난 2016년 박근혜정부가 기존의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안을 확정했고 2021년 착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부산과 울산, 경남의 시도지사와 정치권이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재차 주장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에 문 대통령은 "부산 시민들이 신공항에 대해 제기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면서 "일단 5개 광역단체 뜻이 모여야 하는 것이 먼저다. 그래도 의견이 다르면 (총리실 산하) 기구를 통해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하지만 그런 결정을 내리느라, 사업이 더 늦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날 오찬 메뉴인 '재첩국'을 언급하고 "재첩은 바다와 강 만나는 곳에 사는데, 낙동강 하구 들어오는 바닷물을 막으면서 재첩도 사라졌다. 재첩, 조개, 수초 등 생태계를 되살리고 동양 최대 철새 도래지이기도 한 갈대숲도 되살렸으면 한다"며 낙동강 하구 수문 개방 검토를 지시했다.
 
지역경제인들의 건의도 이어졌다. 박헌영 부산시상인연합회 회장은 "전통시장 경쟁력 확보 위해 대도시 별도의 전통시장 주차환경 개선 시책이 필요하다"면서 국비지원 비율을 현행 60%에서 80~90% 수준 상향을 건의했다. 오린태 자동차부품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친환경 자동차 부품 융합 허브 센터' 부산 건립을, 최금식 선보공업 대표는 '관공선 27척 중 7척을 친환경선박(LNG 추진선)으로 교체지원'을, 김혜경 비스퀘어 대표는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팁스(TIPS) 타운' 부산 조성을 각각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며 "설령 우여곡절이 있더라도 한반도에 평화경제 시대는 열리리라 본다"고 자신했다. 문 대통령은 "개성공단에 한 업체가 진출하면 한국에는 수십 개의 관련 기업이 생겨난다"면서 "그 중 부산은 대륙과 해양을 잇는 곳이며 세계적 항만과 공항, 철도 등 모든 걸 갖추고 있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부산은 동북아 물류 거점도시로서 한반도의 평화가 지역 경제활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평화경제협력 시대를 잘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부산 사상구 대호피앤씨 부산 공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도시 미래, 부산 대개조 비전선포식에 참석하면서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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