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중 갈등 장기화되면 아세안-한·일 관계 가까워져"
한은, 해외경제포커스… 아세안, 전기전자·기계 대중 수출 부진 가능성
2019-02-17 12:00:00 2019-02-17 12:00:00
[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아세안 5국(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과 한국·일본의 경제협력 관계가 지금보다 긴밀해 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이 내수 중심의 성장전략을 강화할 경우 아세안 5국-중국의 가치사슬이 약화돼 장기적으로 상호협력이 더뎌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17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제2019-6호'에서 아세안 5국의 무역 현황과 글로벌 무역환경 변화가 역내 무역구조에 미칠 파급 영향을 점검하며 이같이 분석했다.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중국의 내수중심 성장 강화는 아세안과 한·중·일의 무역을 통한 경제협력 구조에 적지 않은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경화(오른쪽부터) 외교부 장관, 리커창 중국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작년 11월 15일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제21차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해 개회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포커스를 보면 아세안 5국은 대중국 수출입 확대에 힘입어 2000년대 들어 연평균 5%의 성장세가 지속됐다. 아세안 5국의 수출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타 주요 신흥국에 비해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 2009~2017년 아세안 5국의 수출 및 수입 증가율은 각각 연평균 5.1%, 5.3%로 선진국(0%대)은 물론 신흥국(3%대) 증가세를 크게 상회했다.
 
아세안 5국의 무역구조는 역내 무역 비중은 부진(20% 초반)한 반면 대중국 수출입 비중은 빠르게 확대된 것이 특징이다. 이는 아세안 5국의 국가별 비교우위가 뚜렷하지 않은 데다 최근의 교역 확대가 선진국의 해외직접투자에 의해 주도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미·중 무역갈등이 지속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중간재 수출과 아세안 5국의 최종재 생산으로 결합된 역내 가치사슬이 약화돼 아세안의 수출증가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지환 한은 조사국 아태경제팀 과장은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부가 항목에 다수가 포함된 전기전자, 기계류 등을 중심으로 아세안의 대중국 수출 부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향후 아세안과 중국간 상호협력 관계가 빠르게 발전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아지고, 한국 및 일본과는 오히려 역내 분업화를 통한 경제협력 관계가 보다 밀접해질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한은은 "한국도 베트남 뿐만 아니라 다른 아세안 진출 확대를 위한 중장기 전략 수립을 통해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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