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4차산업혁명의 축소판이 눈앞에 펼쳐진다. 5세대(5G) 통신·사물인터넷(IoT)·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이 일상생활에 녹아들어 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교육·헬스·복지 등 다양한 영역에 걸친 진화된 삶을 미리 경험한다.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어 게임을 즐기고, IoT 기술을 통해 사물과 사람을 연결하는 세상이 내 손을 통해 구현된다.
24일부터 나흘간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월드 IT쇼에서 SK텔레콤은 '스마트 이노베이션'을 주제로 864㎡ 면적의 전시관을 마련했다. 매직리프의 AR글래스를 착용하고 앵그리버드 게임을 실행하면 눈앞 공간이 게임 플레이 화면으로 변한다. 현재 30여종의 게임이 탑재됐는데 지속적으로 게임 종류를 확대할 계획이다. 공중을 날아오르는 로봇팔에 앉아 VR기기를 끼면 로봇들이 펼치는 시가전투에 참전한 듯한 생동감도 느낄 수 있다. 리그오브레전드(LoL)·카트라이더 등 e스포츠에 적용된 5GX 멀티뷰를 통해 경기 중계 화면 중 원하는 화면을 골라보는 것도 가능해진다. 여러 선수의 중계화면을 번갈아 시청해도 지연 없이 연동된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네트워크 한계 때문에 고화질 실시간 화면을 분할해 보여주면 끊김현상이 발생했지만, 5G 기술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KT는 '모든 것을 가능케하는 KT 5G'를 주제로 전시관을 꾸몄다. 전시관 한편에는 5G 완전 주행 셔틀버스가 자리했다. 운전석이 따로 없이 외부 교통정보를 수신하고, 탑승자는 게임, 영화 등 콘텐츠를 즐기는 형식이다. VR기기를 통해 주행 중 가상현실을 느낄 수도 있다. 5G를 통해 귀도 한층 즐거워질 수 있다. 지니뮤직 5G 프리미어관에서는 초고음질 FLAC 24비트 무손실 음원을 들을 수 있다. KT 관계자는 "24비트 무손실 음원은 일반 CD 음질 대비 6배 높은 수준인데, 음원 용량이 커 LTE때는 지연이 발생했지만 5G에서는 끊김 없이 이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24일 월드IT쇼 SK텔레콤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로봇팔에 앉아 VR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이지은 기자
중소기업들의 기술 향연도 펼쳐졌다. 조이펀은 혼합현실(MR) 기술을 활용해 가상으로 피트니스 공간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가상 운동 공간에서 퍼스널 트레이드한테 피티를 받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제품을 공개했다. 현재 프로토타입으로 선보였으며, 6월쯤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피트니스 운동뿐 아니라 태권도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DNX는 온바디 인체통신기술을 선보였다. 사물에 부착된 터치 태그를 통해 사물 정보가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전송돼 알림 서비스가 가능토록 하는 것이다. 데이터 관찰을 통해 이용자가 화장실을 이용했는지, 끼니를 챙겨 먹었는지 등 관찰을 할 수 있다. 노인돌봄 서비스 등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올해 월드IT쇼에는 국내외 주요 IT기업 40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지난해 500여개 업체에서 규모가 축소됐다. 국내 대표 전자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부스를 꾸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삼성과 LG가 안나온 것은 아쉽지만 오늘 부스를 통해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해외의 기업들과 기술차이가 대등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전시산업을 키워 내년에는 이 행사를 더 크게 하도록 해보겠다"면서 "내실있는 우리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도 참여서 신기술을 보여줄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보겠다"고 덧붙였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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