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상반기 금리인하와 미·중 무역 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호실적을 달성했다. 대출 확대로 이자이익 부문의 증가세가 뚜렷한 가운데 글로벌과 비은행 부문의 성장도 눈길을 끈다.
국내 주요금융지주사들이 NIM 하락 등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왼쪽부터) KB금융·신한·하나·우리금융 본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
우리금융지주(316140) 등 국내 4대 주요 금융지주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6조134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상반기 당기순익(6조3193억원·우리은행 실적 반영)보다 2.92% 감소한 규모다. 다만 특별퇴직 등 일회성 요인과 우리금융의 지주사 설립과정에서 발생한 회계상 손실 등을 감안하면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다.
순익이 가장 높은 금융사는 신한지주로 1조9144억원을 시현하며 리딩뱅크 자리를 지켰다. 신한지주의 순익은 1년 전보다 6.6% 늘었다. KB금융의 당기순익은 1조8368억원으로 1년 전보다 4.1% 감소했지만, 2분기 순익(9911억원)은 분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다.
우리금융은 1조1790억원을 올리며 경상기준 최대 실적을 냈고, 하나금융은 1조2045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의 순익은 임금피크 특별퇴직비용 1260억원 등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982억원) 감소했으나, 일회성 비용을 제외 시 전년 동기(1조3027억원) 수준을 상회한다.
국내 4대 지주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모두 14조2709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3조5455억원)에 비해 5.3% 증가한 규모다. 순이자마진(NIM)이 소폭 하락했음에도 견고한 대출 성장 및 수수료 이익 등이 증가하며 수익을 방어한 것이다.
지주사별로 보면
KB금융(105560)지주가 가장 많은 이자이익을 거둬들였다. 올 상반기 KB금융의 이자이익은 4조5492억원으로 작년 상반기의 4조3402억원 대비 4.8% 늘었다.
신한지주(055550)는 1년 전보다 5.6% 확대된 3조9401억원의 이자이익을 달성했으며 올해 초 지주사로 출범한 우리금융은 2조931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연결기준)이 올해 상반기 2조9300억원의 이자이익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이자이익은 1년 새 6.0% 오른 셈이다.
하나금융지주(086790)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2조8866억원으로 작년보다 5.3% 상향됐다. 특히 2분기 이자이익(1조4600억원)과 수수료이익(5900억원)을 합한 그룹의 핵심이익은 2조500억원으로 직전분기 보다 4.0% 늘었고, 상반기 누적 기준 핵심이익은 4조215억원으로 1년 새 2.2% 확대됐다. 그룹의 핵심이익은 2005년 지주 설립 이후 분기 및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글로벌과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전략도 수익 증가에 주효했다.
특히 신한지주의 경우 그룹 글로벌 사업 순이익이 8.7% 성장했고, GIB(글로벌투자금융·Group&Global Investment Banking Group) 부문은 IB 딜 공동 주선 확대 등에 힘입어 역대 최고 수준인 352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아울러 올들어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자회사 편입되며 비유기적 이익 성장 모멘텀도 구축하게 됐다. 비이자이익은 1조7459억원으로 작년 동기간 보다 26.7% 급증했다.
우리금융 역시 글로벌부문 순이익이 26.7% 증가한 1230억원 수준으로 조사됐으며 신탁·신용카드 등 수수료이익을 포함한 비이자이익은 전분기 대비 25.5% 확대된 3400억원(상반기 6110억원)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우리금융은 롯데카드 지분인수에 이어 부동산신탁사 인수까지 잇달아 M&A도 추진 중이다.
KB금융의 경우 비이자이익이 1조2148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7% 감소했지만 수수료 이익 비중은 은행이 작년 53.2%에서 50.6%로, 비은행은 46.8%에서 49.4%로 변동됐다. 또한 비은행계열사인 KB증권의 당기순이익이 1689억원으로 작년보다 10.5% 확대됐고 KB자산운용(257억원)과 KB생명보험(165억원)도 순익이 증가했다.
한편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및 시장금리의 하락으로 은행을 주력으로 하는 금융지주사의 경영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내년부터 가계대출에 15% 가중치를 부여하는 신(新)예대율 규제가 도입되는 만큼 이에 대비한 대출성장 속도조절과 수익성 지표인 NIM 관리도 필요하다.
실제 NIM은 은행지주사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신한지주의 올해 2분기 그룹 NIM(2.03%)은 카드 단기카드대출 등 고마진 영업자산 축소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0.04%포인트 하락했고, KB금융 역시 0.02%포인트 내려간 1.96%로 조사됐다.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한은행의 경우 NIM이 1.58%로 전분기보다 0.03%포인트 감소했다”면서 “하반기에는 대출 성장 속도를 늦추며 마진과 건전성 관리에 더욱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등 시장금리 흐름 상 3분기에도 NIM은 0.01%포인트~0.0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기준금리 인하 등에 따른 대출증가로 이자이익 증가세는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