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유료방송 사업자가 지상파에게 제공하는 재송신료(CPS) 인상 시 홈쇼핑 송출수수료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홈쇼핑 방송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가 IPTV 등 유료방송 사업자에 방송을 재전송할 때 매기는 요금인 '재송신료' 인상을 요구하면서, 그 여파가 홈쇼핑 송출수수료에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IPTV 등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지상파와 재송신료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상파는 올해 가입자당 월 400원 수준인 재송신료를 500원 이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IPTV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가입자당 비용을 산정하는 방식의 재송신료에 대한 대가를 높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변재일 더불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상파의 재송신료 매출액은 지난 2012년 594억원에서 2018년 3184억으로 436% 상승하는 등 매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지상파가 재송신료 인상을 요구하면서 홈쇼핑업체들이 IPTV 등에 제공하는 송출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제공한 '2018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지난해 3대 IPTV 업체의 영업손익은 1조8795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IPTV업체 가입자 수 증가 폭이 둔화되고 있는 반면, 지상파가 재송신료 인상을 요구하면서 상대적으로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지난해 IPTV 업체의 전체 매출 중 홈쇼핑송출수수료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대를 돌파하는 등 매년 높아지고 있다.
홈쇼핑업체들은 이 같이 유료 방송사업자들의 재송신료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홈쇼핑업체로부터 받는 송출수수료를 높이려는 의도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한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큰 그림에서 볼 때 지상파가 유료 방송사업자에게 재송신료를 올려 받을 경우 유료 방송사업자들은 홈쇼핑업체로부터 송출수수료 인상에 대한 유인을 가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해서 각 IPTV와 채널 산정 계약을 진행하면서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지난 6월 협상을 진행한 KT가 올레TV 채널을 대거 개편하면서 송출수수료가 2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널 변경 전 30번이던 롯데홈쇼핑이 4번으로, 기존 20번 채널을 보유한 T커머스 업체 K쇼핑은 2번 채널을 꽤찼다. 최근에는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가 채널 변경 협상을 진행하면서 KT와 비슷한 수준으로 송출수수료가 20%가량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TV홈쇼핑협회와 IPTV협회 간 송출수수료 인상에 대한 협상이 8개월가량 진행 중이지만 구체적인 합의는 이뤄지지 않으면서 올해 국정감사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에서는 이 같은 홈쇼핑 송출수수료에 대해 홈쇼핑 연번제와 순환제 등에 대한 해법에 대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한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송출수수료 문제에 대해서 공감은 하지만 IPTV 등 각 업계 간 의견이 달라 협의가 진전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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