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다음달 정상회담을 통해 경색된 양국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참석차 일본을 방문하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24일 아베 총리와 만나 관계 개선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 등은 19일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한국 정부가 한일 정상회담 개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 정상이 내달 초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3(한중일) 정상회의와 중순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며, 그곳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효력을 상실하는 내달 23일 전에는 양국관계 악화에 제동을 걸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그 전까지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하고, 일본은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를 원상회복 시키는 방향으로 절충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참석차 22일부터 24일까지 일본 도쿄를 방문하는 이 총리의 역할에 주목된다. 이 총리는 24일 아베 총리를 면담해,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우호·협력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지를 구두로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총리는 방일 기간 일본 주요 정관계 인사들을 광범위하게 접촉하고, 일본 시민과 대학생,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지 상인들과 적극 소통하면서 양국 관계 개선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다.
한편 이 총리가 일본 방문을 앞두고 최근 진행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는 문 대통령의 '특별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청와대 정례 주례회동에서 이 총리에게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 상황을 물었지만, 총리실에서 별도의 인터뷰를 추진하지 않아 이 총리는 대답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문 대통령이 인터뷰 추진을 주문하고, 이 총리는 곧바로 인터뷰를 잡았다는 후문이다. 이 총리는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한일관계 개선에 굳은 의지를 가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징용 문제가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에 지장을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28일 일본 오사카 국제컨벤션센터 인텍스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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