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LG유플러스가 그룹내 전략통으로 꼽히는 하현회 부회장을 최고경영자(CEO)로 맞은 후 성장 드라이브를 과감히 걸고 있다. 적극적 투자로 기업 체질 개선을 이끌어낸 만큼 하 부회장의 연임 가능성도 한껏 높아진 상황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하 부회장은 기획력을 갖추고 사업현장을 누빈 야전형 CEO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7월 LG유플러스 CEO로 취임한 후 5세대(5G) 통신 시대를 준비하며 과감한 투자와 외부 파트너와의 협업을 지속했다. 하 부회장은 지난 1985년 LG금속으로 입사한 이후 LG디스플레이에서 전략기획담당, 모바일사업부장 등을 맡았으며 LG전자에서 HE사업본부장과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LG그룹에서 시너지팀장과 대표이사 등도 맡았다. 그룹의 주요 계열사에서 실무 사업을 진두지휘한 이후 그룹을 총괄하는 지주사에서도 대표로 근무하며 미래 사업을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추진하는 역할을 맡았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 사옥에서 5G 시장 성장 주도를 위한 핵심 요소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그는 LG유플러스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도 공격적인 경영방식을 이어갔다.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SK텔레콤, KT에 이어 3위이지만 5G 시대의 새로운 먹거리로 꼽히는 인공지능(AI)과 콘텐츠 분야에서 외부 파트너들과 과감하게 손잡고 협업을 펼치고 있다. 5G 시대 대표 콘텐츠인 가상현실(VR) 분야에서는 구글과 손잡고 올해까지 1500편의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계획을 내놨다. 증강현실(AR) 분야에는 100억원을 들여 콘텐츠를 만들 방침이다. 당장 돈을 벌기보다 고객들이 일상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경영방침 아래 이뤄진 투자다. 네이버와는 AI스피커 분야에서 협업하고 있으며 지난 18일 발표한 콘텐츠 투자 계획에서 카카오VX와는 헬스 분야 AR콘텐츠인 스마트홈트를 공동 개발해 2020년 4월까지 독점 공급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하 부회장은 취임 이후 매주 LG유플러스의 매장을 직접 찾으며 현장의 목소리도 듣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설비투자(CAPEX)도 대폭 늘렸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도 5G 커버리지(도달거리) 확보를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LG유플러스도 5G 시대에는 공격적인 투자로 3위를 탈출한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의 올해 3분기 설비투자는 7844억원으로 2911억원이었던 지난해 3분기에 비해 169.4% 증가했다.
전 CEO였던 권영수 부회장(현재 LG 대표이사 부회장)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권 부회장은 경영 과정에서 비용 효율화를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비용을 최소화하는 경영방식을 구사해 SK텔레콤과 KT가 부진할 실적을 내는 와중에도 견고한 실적을 올렸다. 반면, 5G 시대를 앞두고 과감한 투자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르면 이달말 그룹의 인사를 앞둔 가운데 하 부회장은 연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임기도 오는 2021년 3월까지로 아직 약 1년이 남은 상황이고 5G 상용화를 이끈 만큼 향후 사업도 하 부회장이 이끌 것이란 전망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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