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이재웅 쏘카 대표가 "우리 정부에서 내세웠던 경제 방향은 혁신성장과 공유경제였다"며 "혁신성장을 위해서 정부가 밝힌 대로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가야 하는데, 실제로는 반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6일 오픈넷이 주최한 긴급대담 '타다금지법을 금지하라'에 대담자로 참석해 "공유경제나 혁신산업은 우리가 막고 싶어도 막을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이라며 "단편적으로 기존 산업과 제도를 보호하기 위한 과도한 규제가 올바른 방향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다만 법제사법위원회가 여객법 개정안을 안건으로 상정하기 않으면서 현재 계류 중인 상태다.
이재웅 쏘카 대표가 6일 오픈넷이 주최한 긴급대담 '타다금지법을 금지하라'에 대담자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안창현 기자
이 대표는 "4차 산업사회가 오면서 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을 이끌고 일자리는 일거리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며 "타다와 같은 플랫폼 사업도 기존 택시와 제로섬 게임을 상정해 무작정 막기보다 플랫폼 사업자들과 무엇을 함께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공유경제를 꼭 신산업과 구산업의 갈등으로 보는 시각에도 문제제기를 했다. 그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간 갈등을 예로 들며 "대형마트의 매출이 떨어졌지만, 전통시장과 자영업자 소득이 올라가지도 않았다.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이 성장하면서 기존 산업구조를 변화시켰기 때문"이라고 했다. 공유경제가 법과 제도, 사회적 합의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어, 기존 산업과의 갈등으로 좁게만 고려할 일은 아니라는 취지다.
공유경제는 시장 효율성을 높이지만 소득 불평등을 야기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타다 역시 노동자 처우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지난 10년간 빠른 속도로 발전한 공유경제가 짧은 시간 동안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정규직을 대체해 노동환경이 어렵다고 할 수 있지만, 일자리를 만들고 불평등을 완화한다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런 현실을 고려해 개별 기업뿐 아니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타다의 경우도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하는 다양한 방식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또 "플랫폼 사업은 기본적으로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라며 "사업자가 과도하게 욕심을 부리고 참여자가 일방적으로 피해를 본다면 생태계가 유지될 수 없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대담에 참여한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버 금지법을 비롯해 카풀 금지법과 타다 금지법까지 승차공유 분야에서 유독 사회적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 대해 "기존 택시산업에서 택기기사들의 처우가 너무 열악하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정부가 택시기사 처우를 방기했던 게 더 큰 문제를 키웠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쏘카와 타다는 자동차 소유를 공유 인프라로 바꾸겠다는 비전에서 공유경제를 지향했다"며 "이런 공유경제 논의를 타다와 택시의 갈등 같은 개별적 문제로 보기보다 우리 사회의 장기적인 발전 방향에서 논의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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