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 주말 구속 기간 만료로 석방됐다. 자녀 입시와 관련한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지 199일 만이었다.
아직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지만, 정경심 교수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초기부터 논란이 일었다. 적법한 수사 절차란 점을 인정하더라도 여러 차례, 여러 장소에 대한 압수수색과 조국 전 장관의 청문회 당일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불구속기소한 것 등은 과도한 수사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심지어 다른 수사 절차와 비교해 일부에서는 "검찰에게 가장 중한 범죄는 표창장 위조"란 웃지 못할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가을 서초동 일대를 뒤덮었던 촛불은 검찰 수사에 대한 우려가 소수의 의견이 아니란 것을 보여줬다.
정 교수가 추가 혐의로 구속기소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해 11월 말 취재 과정에서 통화한 한 변호사는 "조국 전 장관을 낙마시키기 위한 검찰의 정치적 목적이 드러났다"며 강한 어조로 지적하기도 했다. 그 변호사가 지목한 검찰의 목적이 맞는다면 검찰은 목적을 달성했다. 조 전 장관은 취임 35일 만에 자신을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라고 칭하면서 사임했다. 조 전 장관이 사임을 발표한 그 시간에도 정 교수는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정 교수의 석방은 조 전 장관 지지자들에게는 환영할 만한 것이지만, 그 반대편의 사람들에게는 부당한 일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지지와 반대를 떠나 원칙적으로는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 또는 재판을 받아야 하는 것이 맞다. 헌법의 취지를 강조하면서 정 교수의 구속을 연장을 반대한다는 탄원서에는 7만명에 가까운 사람이 서명했다.
검찰은 정 교수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위한 심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구속의 요건인 도주와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 이유였다.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해서 유죄가 되는 것도, 발부되지 않았다고 해서 무죄가 되는 것도 아니다. 검찰은 다시 '정치적'이란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밝힌 것처럼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면 된다. 구속 여부의 결정과 같이 정말로 무리한 수사였는지, 정당한 수사였는지는 법원이 판단해 줄 것이다. 제기된 혐의가 진짜 범죄인지 수사 내용으로 보여주면 될 일이다.
정해훈 사회부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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