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정부가 디지털 뉴딜 정책과 맞물려 '포스트 코로나' 인공지능(AI)·빅데이터 관련 인력 채용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일자리 창출을 담당하는 기업의 경영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양질의 일자리 배출이 가능할지 의문이 따라붙는다.
정부는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하며 55만명 규모의 직접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공공의 비대면·디지털 일자리는 10만개에 달한다. 데이터·콘텐츠 구축을 통해 6만8000명, 비대면 행정서비스 강화 일자리에 3만6000명 규모의 일자리를 만든다. AI 학습용 데이터를 구축하거나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 온라인 모니터링 등이 해당 일자리에 포함된다. 민간 대책으로는 IT 인력을 채용한 중소·중견기업에 최대 6개월의 인건비를 지원하는 방식이 마련된다.
그러나 정부 주도의 단기 일자리가 기업 일자리 창출로까지 이어질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강홍렬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일자리는 정부와 기업이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데 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의 의지만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기업 활성화 여건을 만들어 기업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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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AI 모델에 필수적인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이 당장의 일자리 창출에는 도움이 되도 이 역시 향후에는 기술, 기계가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콘텐츠 산업의 탄생을 보면, 결국 정부 육성이 아닌 이용자 수요와 함께 발전했다. 5세대 이동통신(5G)을 필두로 한 AI·빅데이터 서비스를 일반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게 서비스·콘텐츠 소비를 진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디지털 뉴딜이 IT·스타트업과 함께 생태계를 전환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이번 발표는) 민간 기업과 유기성이 떨어진다"며 "장기적인 연쇄효과가 약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ICT 업계 일각에서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따른 기존 일자리 감소도 우려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집단 업무가 감소하며 이를 AI 챗봇 등으로 대체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AI 음성으로 예약을 받거나 업무 상담을 대신하는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AI가 고객 전화를 받아 문의 응대, 예약 등 업무를 처리하는 'AI콜'을 선보인 데 이어 보험·증권 등의 불완전판매 모니터링 등 전화 업무를 수행하는 AI 고객센터 '클로바 해피콜'을 출시했다. LG유플러스는 올 하반기 자동응답서비스(ARS)를 고객 맞춤형으로 고도화한다. 기존 인력의 업무 부담을 줄인다는 장점에도 일자리 감소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ICT 업계 관계자는 "AI가 사람의 업무를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해, 어느 수준까지 대체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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