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MBC 수목 드라마 ‘꼰대인턴’을 집필한 신소라 작가가 극본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시청자들의 궁금증에 대해 답변을 했다.
‘꼰대인턴’은 지난 2018년 MBC 드라마 극본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탄탄하고 흡입력 강한 스토리와 신선한 소재로 뜨거운 화제를 모았으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드라마는 ‘갑을 체인지’라는 소재와 꼰대, 비정규직, 직장 내 괴롭힘 등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신 작가는 ‘꼰대인턴’을 아버지의 한 마디에서 기획을 하게 됐단다. 그는 “한 번은 아버지와 서먹하게 대화를 나누던 중 디스크 수술을 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일을 하냐고 나무랐다”며 “아버지가 ‘다시 일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고 했다. 그 한 마디가 울컥하고 가슴을 때렸다”고 했다. 이 일이 계기가 돼 신 작가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신 작가는 “처음 가열찬(박해진 분)과 이만식(김응수 분)보다 부녀의 화해를 담은 이민삭과 이태리(한지은 분)의 이야기에서 시작 했다”며 “그러다 ‘원수 같은 상사가 내 밑으로 온다면?’으로 발전을 했다”고 두 남자의 갈등과 화해, 부모자식 간의 화해, 나아가 세대 간의 화해를 담고 싶었다는 바람을 전했다.
극본에서 드라마로 옮겨지면서 ‘꼰대인턴’의 캐릭터나 장면이 일부 바뀐 것들이 있다. 하지만 신 작가는 “현장 상황에 따른 대본 변경이나 애드리브에 대해 열어둔 편”이라며 “큰 줄기는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24회 분량에서 모두 담을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예를 들면, 유기견 ‘두부’를 키우게 된 주윤수(노종현 분)의 이야기라든가, 태리와 만세가 PC방에서 만났을 때 어떻게 누나를 아는 척하지 않았을까 등이 있다”고 했다.
신 작가는 이물질 클레임을 해결하는 에피소드에 가장 공을 들였다. 그는 “작정하고 과장된 코미디를 할 경우를 제외하곤 대부분 그 설정이나 대사가 타당한지 확인하기 위해 닥치는 대로 전화를 걸어 취재해 수차례 확인을 했다”고 밝혔다. 또 “담당업체뿐만 아니라, 국과수, 국내 곤충학계 교수님에게까지 전화하거나 직접 찾아가 집요하게 취재했고, 제가 원하는 그림과 팩트의 아귀를 맞춰가며 답을 찾아냈다”고 이물질 클레임 에피소드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신 작가는 배우 박해진의 열연에 놀랐다고 했다. 그는 “가열찬은 점점 꼰대가 되어갈 인물이었다. 평소 제가 알던 반듯하고 멋진 이미지와 상반돼 배우님이 그릴 가열찬이 어떤 모습일지 잘 상상이 가지 않았지만 완벽한 기우였다”고 했다. 또 “박해진 배우님이어서 새로웠고 웃기되 우습지 않은 가열찬이 탄생했다. 찌질하지만 멋짐이 폭발하는 가열찬을 탄생시켜준 박해진 배우님께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더불어 “이만식 그 자체인 김응수 선생님의 연기는 실로 엄청나다. 초반 이만식이 보여준 직장 내 괴롭힘에 시청을 힘들어하셨던 분들도 어느새 이만식에게 빠져들게 했다. 그 힘은 오롯이 김응수 선생님의 연기 덕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복합적인 캐릭터를 이렇게 완벽하게 소화하실 분이 또 있을까. 그 외 한 분 한 분 다 언급할 순 없지만, 오롯이 드라마 속 인물이 되어주신 연기자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거듭 감사 인사를 했다.
‘꼰대인턴’ 역시 드라마 속 러브라인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러브라인에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이에 대해 신 작가는 “사실 러브라인을 통해 구상한 목적은 따로 있었다. 가열찬과 이태리의 러브라인은 가열찬, 이만식의 갈등과 이만식, 이태리 부녀 설정이 먼저 되어있었던 터라, 후반부 다시 한번 가열찬, 이만식의 관계 전복을 위한 세팅이었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또한 “남궁준수(박기웅 분)와 이태리의 러브라인은 세상 철없는 남궁준수에게 개념을 선물할 친구를 만들어주고 싶어서였다. 탁정은(박아인 분)과 주윤수의 러브라인은 연인끼리 자리 경쟁을 시키기 위한 세팅이자 연애조차 함부로 할 수 없는 청춘들을 그리고자 담아낸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불호가 있었단 것은 더 매끄럽고 사랑스럽게 그려내지 못한 제 탓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우리 드라마의 핵심 러브라인은 누가 뭐라 해도 가열찬, 이만식 커플”이라 밝혔다.
종영을 앞둔 ‘꼰대인턴’에 대해 “이제껏 속내를 감추고 있던 구자숙 전무(김선영 분)가 드디어 이를 드러냈다. 그런 구전무로부터 서로를 지켜내기 위한 시니어와 주니어 세대 대통합 대작전이 펼쳐질 예정인 만큼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시청자들에게 기대감을 더했다.
끝으로 “그냥 조금 다른 시선의 오피스물이 있었다고 생각해 주시면 고마울 것 같다. '살짝 돌은 드라마'로도 대만족 한다”고 당부했다.
꼰대인턴 신소라 작가. 사진/스튜디오HIM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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