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정부가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총 16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수혜 종목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한국판 뉴딜 정책'이 친환경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키워드를 주축으로 삼는 만큼 에너지·전기차 및 디지털 인프라 관련주가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호재가 일부 종목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점에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14일 코오롱머티리얼과 유비케어, 현대모비스 등 '한국판 뉴딜'의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들은 정책이 발표된 이날 상승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수소차 연료전지의 전기 생성장치를 생산하는
코오롱머티리얼(144620)은 이날 전거래일 대비 8.69% 오른 2440원에 장을 마감했다. 코오롱머티리얼즈는 장중 52주 신고가도 경신했다. 원격의료주로 주목받는 헬스케어 솔루션 업체
유비케어(032620)는 6.61% 뛴 1만29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현대모비스(012330)는 전동화 사업 성장 기대감으로 2.69% 상승한 21만원에 장을 끝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판 뉴딜’로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으로 소프트웨어, 신재생 에너지 관련 종목을 꼽았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판 뉴딜 핵심은 ICT산업을 바탕으로 전 산업분야의 디저털화를 가속하는 것"이라며 "그린 뉴딜 역시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과 기존 산업들과 ICT 기능 접목을 통한 에너지 효율성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판 뉴딜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가장 큰 수혜를 받을 업종으로는 5G를 중심으로 한 무선통신,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의 데이터 산업과 2차전지, 재생에너지 업종을 지목했다. 비대면 산업 육성과 SOC디지털화, 스마트 그린도시, 저탄소 생태계 구축이 본격화되면 정보기술·자유소비재·산업재 섹터가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최 연구원은 다만 "관련 업종들은 이전부터 미래 성장 동력으로 평가되고 있던 상황에서 정부 정책 발표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배가됐고, 연초 이후 코스피를 상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정책의 세부 내용이 발표될 때마다 큰 흐름 내에서 세부 내용에 따라 수혜를 받을 수 있는 하위 업종과 상세사업 내역을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과 그린 뉴딜을 골자로 한 중장기 국가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며 "유럽에서 수소 경제 로드맵을 발표하고 미국에서 태양광 및 수소 에너지 관련주 강세를 보이는 등 신재생 에너지 관련주에 관심 커질 수 있는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디지털 뉴딜에 따른 디지털 인프라 확장 개념은 소프트웨어 멀티플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전망"이라며 "소프트웨어, 신재생 에너지 관련주에 관심을 가질만하다"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그린 뉴딜 관련 수혜주로 두산퓨얼셀과 에스퓨얼셀을 제시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린뉴딜은 도시·공간·생활 인프라 녹색전환과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등 3대축으로 추진된다"며 "수소경제 활성화 핵심역할로 연료전지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관련 시장이 과열된 만큼 종목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실제로 정책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하락 마감한 수혜주들도 있다.
태양광 에너지 및 고기능성 소재 분야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화솔루션(009830)과 수소 관련 연료전지 제조사인
두산퓨얼셀(336260)은 장초반 각각 2만5350원, 4만4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차익 매물 실현으로 전거래일 대비 6.17%, 11.42% 내린 2만2800원, 3만6450원에 장을 마쳤다.
내년 순수 전기차(프로젝트명 NE) 출시를 앞둔
현대차(005380)는 전날과 같은 10만150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인터넷 정보매개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NAVER(035420)는 3.37% 내린 28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각각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에 관련한 계획과 의견을 화상 보고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형 뉴딜정책을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만큼 한국 경제·산업·주식시장에 중장기 상승 동력이 될 전망"이라면서 "소프트웨어, 2차전지, 태양광 관련주들은 이슈를 선반영하며 최근 급등세를 보여왔기 때문에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종목별로 차별화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장기적으로 (그린뉴딜에 대한)트렌드는 지속되겠지만 단기 상승 폭과 강도·탄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종목별 실적 모멘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달 전남 영광군 대마전기차산업단지 대풍EV자동차 공장에서 전기차 제조 공정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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