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기업 넷플릭스가 또 다시 자막 사고를 일으켰다. 새 오리지널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 티저 예고편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예고편에서 욕설 자막을 그대로 실어 구설수에 오른 것. 무엇보다 넷플릭스 측의 자막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대중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4일 ‘보건교사 안은영’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평범한 이름과 달리 남들 눈에 보이지 않는 젤리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보건교사 안은영이 새로 부임한 고등학교에서 미스터리를 해결해가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공개된 티저 예고편에는 대사 속 욕설이 그대로 공개됐다. 안은영은 젤리를 집어들면서 “아, XX 이게 뭐지?”라고 말하는 것이 고스란히 자막으로 표기된 것이다.
해당 예고 영상은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를 받은 것과 다른 버전이라는 점에서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측은 콘텐츠 심의 당시 해당 장면의 욕설 부분이 묵음 처리되어 있어 청소년 유해성 없음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심의를 받은 영상이 아닌 다른 버전의 예고편을 포털사이트 등에 공개를 하면서 욕설이 나오는 부분을 미성년자들이 얼마든지 시청이 가능하게 됐다.
넷플릭스 측은 논란이 되자 티저 공개 과정 중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제출된 영상과 다른 버전이 공개된 사실을 확인하고 모든 채널에서 삭제 조치 후 교체했다고 밝혔다. 또한 “추후 동일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고 사과를 했다.
허나, 넷플릭스의 자막 오류는 이전에도 있어왔다. 영화 ‘사냥의 시간’ 독일어 자막에 동해가 일본해로 잘못 표기돼 항의를 받아야 했다. 또한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의 일본어 소개글에는 ‘폭동을 취재하겠다는 독일 기자를 태우고 광주를 목표로 향하는 택시 운전사’라고 적어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넷플릭스 측은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표기했던 것.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은 대만판 제목을 한자로 ‘이시조선’이라고 표기했다. ‘이씨조선’을 차용해 씨 대신에 한자 ‘시체 시’를 넣은 것이다. 하지만 ‘이씨조선’은 ‘이씨가 세운 조선이라는 뜻으로 조선을 낮춰 이르는 말’이라고 표준국어대사전에 설명되어 있다. 이에 논란이 되자 넷플릭스는 시체가 싸우는 조선이라는 뜻으로 ‘시전조선’으로 제목을 수정했다.
넷플릭스는 수차례 자막 실수를 하고 이에 사과 후 교체를 반복해왔다. 동일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하지만 여전히 반복된 실수를 하고 있다는 것. 그럼에도 국내에서 넷플릭스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국내 토종 OTT 업체와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결국 소비자는 대체할 만한 OTT업체가 없기에 잦은 실수에도 넷플릭스를 찾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국내 OTT 시장의 발전이 시급하다. 하지만 토종 OTT 사업자들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 국내 영화수입배급사 등과의 진통을 겪고 있다.
보건교사 안은영. 사진/넷플릭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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