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정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의 일환으로 경찰 수사 총괄기구인 '국가수사본부'를 신설한다. 또 국가정보원의 국내 정치 개입을 제도적으로 막는 장치를 마련하고, 검찰의 수사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도 확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이 같은 내용의 개혁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우선 회의에서는 △국정원법 개정안(국정원 국내정보 폐지 및 대공수사권 이관) 및 경찰법 개정안(자치경찰제 실시 및 국가수사본부 설치)의 국회 통과 방안 모색 △내년 1월1일 시행될 형사소송법·검찰청법에 따른 하위법령 제정상황 점검 △국정원·검찰·경찰의 조직개편 및 정비방안 논의 등이 이뤄졌다.
국가수사본부는 수사·생활안전·교통·보안 등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는 수사 기능을 한 곳으로 통합한 기구다. 국가수사본부장은 임기제로서 외부 전문가에게도 개방하며, 수사에 관해 시도경찰청장과 경찰서장 및 수사부서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하도록 해 전문적인 수사지휘체계를 갖추게 했다.
또 경찰의 수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수사관 자격관리 제도'를 도입하고, 수사 지휘에 필요한 역량을 갖춘 경우에만 수사부서 과·팀장 직책을 맡도록 했다. 자치경찰제는 광역단위(지방경찰청) 조직을 그대로 두고 국가와 지방이 서로 협력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경찰청장의 개별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수사지휘권은 원칙적으로 폐지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수사본부에 대해 "경찰수사의 독립성과 수사역량 제고를 위해 매우 면밀하게 설계되어야 할 조직"이라고 설명한 뒤 "수사체계 조정과 자치경찰제 도입은 70년 이상 된 제도를 바꾸는 일이므로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나아가 국정원의 정치 개입 금지 및 대공수사권 이관도 추진한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이관에 대비해서는 국가수사본부 안에 '안보수사국'을 두기로 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앞으로 어떤 경우에도 국내정치에 절대로 관여하지 못하도록 법률로 명확히 하겠다"며 "빠른 시일 안에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개혁과 관련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직접수사 부서 통폐합·축소 등 검찰조직과 업무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편함으로써 검찰이 직접수사 기관에서 벗어나 수사의 적법성을 통제하는 인권옹호관, 공소를 유지하는 공소관으로서 검사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최근 입법 예고를 마친 수사준칙과 검사 수사개시 규정 등 수사권개혁의 후속법령 제정작업을 마무리하고, 검·경 상호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이 권력기관 개혁 전략회의를 주재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7개월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함께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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