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올해 발간된
증권사의 종목보고서 중에서 처음으로 '강력매수(Strong Buy)' 추천을 받은 씨젠(096530)이 신통치 않은 주가 흐름을 나타내면서 향후 주가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만 오미크론발 코로나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서는 상태에서 세계적으로 자가진단키트 수요 확대로 인한 씨젠의 호실적이 전망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방역전문가들이 자가진단키트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를 꾸준히 제기하면서 실적 개선과 무관하게 투자심리에는 악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씨젠, 1년래 주가 추이(한국거래소 캡처)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씨젠은 200원(0.40%) 오른 5만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주요 증권사의 강력매수 추천을 받은 성적표 치곤 매수세 유입이 약했던 것으로 보인다.
같은날 KTB투자증권은 씨젠에 대해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진단키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며 높아진 상승 여력을 감안해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강력매수'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목표주가는 8만원으로 제시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올해 발간된 종목보고서 중에서 '강력매수' 의견이 제시된 최초의 보고서로 나타났다.
원재희·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기다리면 결국 보여줄 것'이란 제목의 씨젠 관련 보고서를 같은 날 발간하고 목표주가 8만5000원, '매수'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증권가의 호평과 달리 씨젠 주가는 내리막을 타고 있다. 1년래 최고가(16만1938원·2021년8월10일)와 비교하면 반토막 이상이 난 상태로 69.0% 급락했다. 올해 들어서도 17.7% 하락했다. 지난 2월3일 방역당국의 코로나 검사 체계 개편 소식으로 3일 장중 20% 가까이 오르기도 했지만 그 이후 지속적인 하락을 나타내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 3일부터 일반 감염 의심자는 우선 신속항원검사나 자가검사키트 검사에서 양성이 나올 경우에만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도록 했다.
지속적인 주가 하락과는 무관하게 증권가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원재희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진단키트 수요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씨젠의 1분기 추정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4215억원, 22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 18.3%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 연구원은 "위드코로나 본격화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 지속을 가능하게 할 전망"이라며 "위드 코로나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확진자 증가, 학교, 직장, 공항 등 공공이용시설에서의 상시 검사 수요 등을 동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씨젠이 검사 시간을 1시간 이내로 줄인 빠른검사(Fast-PCR) 제품 개발을 마친 만큼 이동형 현장 검사실, 자동화 검사 장비와의 시너지 효과가 예상되는 것.
하지만 현재 오미크론 확산 국면에서 꾸준한 지적이 나오고 있는 자가진단키트 관련 실효성 논란은 씨젠의 투자심리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가 의료인이 시행했을 때 최대 41.5%, 자가검사 시 20% 미만까지 떨어진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지난달말 입장문을 통해 "해외 연구에서도 신속항원검사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 후 초기 1~3일 동안 감염력이 있는 대부분의 환자를 놓치는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신속항원검사를 무증상 환자에게 도입할 경우 위음성(가짜음성)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감염을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지수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
씨젠(096530)이 기존 PCR과 유사한 정확도로 30분~1시간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Fast-PCR 제품 출시로 신속진단키트 수요를 대체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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