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있었는데 없습니다"…'복정2지구 백지화' 가능성에 신혼부부 '멘붕'
성남시, 복정2·서현지구, 사업재검토 건의
사전 청약자들 "줬다가 빼앗는 게 제일 나빠"
"시장 말 한마디에 수천명 집 잃어"…분통
2022-08-02 06:00:00 2022-08-02 06:00:00
 
[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줬다가 빼앗는게 제일 나쁘다는 거 알잖아요. 사전청약 다 해놓고 갑자기 사업 재검토하는게 말이 되나요. 그럼 당첨된 사람들은 다 바보 되는 거 아닙니까?"
 
김씨(34세·여성)는 지난해 말 성남 복정2지구 신혼희망타운 사전청약에 당첨됐지만 신상진 성남시장의 사업 전면 재검토 요청으로 인해 다시 무주택자로 돌아갈 기로에 서있다. 당첨된 기쁨을 1년도 누리지 못하고 하루아침에 집이 날아갈 수도 있다는 소식에 김씨는 "시장 말 한마디에 수천명이 한순간에 집을 잃는다는게 말이 안된다. 분통이 터지는 기분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가 이렇게까지 반응하는 이유는 지난 26일 신상진 성남시장이 성남시 공공주택지구 2곳에 대한 '사업 전면 재검토'를 언급하면서 사전청약에 당첨된 집이 허공으로 날아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1일 성남시에 따르면 신 시장은 지난 26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안철수(분당갑) 의원과 함께 원희룡 국토부장관을 만나 서현지구와 복정2지구 공공주택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요청했다.
 
문제는 신 시장이 언급한 복정2지구는 이미 사전청약을 완료했다는 점이다. 결국 국토부가 신 시장의 요청에 따라 사업을 재검토한 뒤 '사업 백지화' 결정을 내리게 되면, 하늘의 별따기 수준의 경쟁을 뚫고 사전청약에 당첨된 632세대의 집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서현지구와 복정2지구는 국토부와 LH가 공공주택사업을 진행하는 곳으로, 2019년과 2020년 각각 사업을 확정·고시했다. 서현지구는 분당구 서현동 110일원 24만7562㎡부지에 1900여세대 규모의 공공주택을 건립하는 사업으로, 주민들이 행정소송을 냈다. 학교과밀과 교통난, 법정보호종 맹꽁이 서식지라는 것이 이유였다. 이 사건은 1심에서 주민들이 승소했으나 2심 패소 판결이 났다. 현재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성남복정2지구는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81-1일원 9만176㎡부지에 1000여세대 규모의 공공주택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그동안 영장산 녹지공간 훼손 등의 이유로 환경단체와 지역주민의 반대가 있어 왔다. 신흥동 영장산 개발반대 비상대책위(비대위)는 지난해 10월 개발취소와 사전청약정지 행정소송을 각각 제기했으나 서울행정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이 소송은 비대위가 항소하지 않아 1심 그대로 확정됐다.
 
대법원으로 향한 서현지구는 법정분쟁이 지속돼 다행히 사전청약을 진행하지 못했지만, 복정2지구는 지난해 10월 말 1026세대 중 632세대를 대상으로 신혼희망타운 사전청약을 완료했다. 
 
그러나 신혼부부들은 신 시장의 사업 재검토 언급으로 인해 본청약까지 순항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을뿐만 아니라 사전청약 공고문에 사업취소가 있을 수 있다는 유의문구까지 적혀 있어 더욱 막막한 상황이다.
 
또 다른 복정2지구 신혼희망타운 당첨자는 "신희타는 말그대로 집없는 사람들한테는 한줄기 빛같은 청약이다. 지금 성남 집값을 보면 신희타 아니면 절대 집 못구한다"고 호소했다.
 
이같은 상황에 LH는 아직까지 청약완료 이후 공공주택지구 취소된 전례가 없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LH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사전청약 공고문상 취소가 있을 수 있다고 유의문구는 넣어놨지만, 실제로 취소가된 사례는 들어본적이 없어서 어떻게 진행될지는 상황을 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이 부분은 국토부 장관에게 재검토를 요청한 상황이고, 재검토 승인은 어처피 국토부에서 해야하기때문에 특별한 대책은 아직 나온게 없다"며 "구체적인 것은 협의 과정을 통해 방안을 마련을 해야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LH는 복정2지구 1026세대 중 632세대를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말 신혼희망타운 사전청약을 진행했다. (사진=뉴시스)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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