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헌법재판소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탄핵안을 기각했습니다. 이 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된 지 174일만입니다. 5인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에서 상임위원 2명만으로 KBS·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안을 의결한 것이 위법하다며 탄핵 소추됐는데, 탄핵 결정을 위한 정족수 미달로 최종 기각 판결에 이르렀습니다. 이 위원장의 직무 복귀가 가능해지면서, 1인체제로 운영되던 방통위는 2인체제로 전환할 전망입니다.
헌법재판소는 23일 오전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이 위원장의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고 재판관 인용 4대 기각 4로 최종 기각 결정을 내렸습니다. 헌재가 탄핵 결정을 내리려면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지만, 4명의 재판관이 기각을, 4명의 재판관은 인용 의견을 내면서 탄핵 결정에 필요한 정족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방통위원장 탄핵심판사건 선고기일에 출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이 위원장은 기각 결정 후 취재진 앞에서 "헌법과 법리에 따라 현명하게 결론을 내려준 헌재와 재판관님들께 깊은 감사드린다"라며 "가장 큰 이슈가 됐던 게 2인 체제에 대한 거였는데 재판관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제가 판단하건데 국회에서 방통위 상임위원 3인을 임명하지 않더라도 2인으로도 최소한 행정부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판단을 내려주신 의미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직무에 즉시 복귀해 업무수행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내비쳤습니다. 그는 "앞으로 직무에 복귀해서도 이런 기각 결정을 내려주신 국민을 생각하면서 그것이 규제든 정책이든 명심하고 직무 수행하겠다"며 "방송사 재허가 재승인이 남아있고 기업 과징금 부과 이슈도 남아있는데, 직무에 복귀해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많이 지원해주시기 부탁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진숙 위원장의 탄핵안 기각으로 방통위는 5개월 넘게 이어진 1인체제를 마무리하고 2인체제로 복귀하게 됩니다. 이진숙 위원장은 지난해 7월31일 취임 직후 KBS 이사 추천 및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임명 관련 후보자 선정과 KBS 이사 추천 및 방문진 임원 임명에 관한 건을 심의 의결했습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을 중심으로 위원장 탄핵소추안이 추진됐는데요. 지난해 8월2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됐습니다.
방통위 전체회의도 지난해 7월31일을 마지막으로 열리지 못했습니다. 방통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 제13조는 '위원회의 회의는 2인 이상의 위원의 요구가 있는 때에 위원장이 소집한다',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합니다. 1인체제에서는 전체회의를 열어 안건을 심의·의결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2인체제로 돌아가면서 방통위 정상화에 시동이 걸릴지 주목되는데요.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헌재에서 방통위 과천 청사로 이동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오늘 결정으로 인해서 앞으로는 다시는 국회의 의무인 상임위원 3명, 그것이 세명이든 두명이든 상임위원 임명을 지연시키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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