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희 국세청장 청문회…여야 “최순실 해외 은닉재산 환수” 한 목소리
한 후보자 “최우선 과제는 세수조달, 대기업 탈세 엄정 대응”
입력 : 2017-06-26 17:23:06 수정 : 2017-06-26 17:23:06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6일 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이날 청문회는 한 후보자의 신상문제보다는 정책과 세정 철학 질의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비교적 무난하게 진행됐다. 특히 여야 할 것 없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 최순실 일가의 해외 은닉재산 환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승희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등의 국가적 과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재정수요를 뒷받침하는 국세청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재원조달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또 “대기업·대재산가의 편법 상속·증여와 기업자금의 불법 유출과 사적 이용 그리고 지능적인 역외탈세 등 자발적 납세의식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변칙적인 탈세행위는 국세청의 인력과 자원을 집중 투입해 반드시 바로잡아 갈 것”이라며 “고액·상습체납에는 명단공개, 출국규제 등을 통해 강력 제재하고 추적조사를 강화해 은닉재산을 철저하게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세법집행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향상 ▲근로장려세제 등 복지세정 역할 확대 ▲내부 직원이 공감하는 변화와 혁신 등의 목표를 천명했다.
 
여야 의원들의 본격 질의응답이 시작되자, 최순실 일가의 해외 은닉 재산 추적과 환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터져 나왔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최 씨가 만든 페이퍼컴퍼니가 400~500개에 달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조세정의 실현을 위해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바른정당 이종구 의원도 “최씨 관련 탈세를 철저히 조사하고,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박근혜 정권 실세들이 저지른 탈세 의혹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현재 세무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특정 납세자에 대해 말씀드릴 수 없지만 법과 원칙에 따라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의 세무조사가 일종의 정치적 보복이나 기업 압박 수단으로 악용되면 안 된다는 주문도 쏟아졌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한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언급하고 “관련 조사가 1년 간 이어지다가 대통령이 돌아가셨다”며 “국세청이 청와대의 하명을 받아 편파·기획 조사를 한 경우는 있어도 국세청 스스로 화약을 들고 정치 한복판에 뛰어든 사례는 전무후무했다”면서 정치적 중립성을 당부했다.
 
국민의당 김성식 의원도 박근혜 정부의 세계일보 관련 기업 세무조사를 언급하고 “세계일보 세무조사는 국정농단의 싹을 파헤칠 수 없게 했다”면서 “또 기업들이 세무조사를 당하는 등의 불이익이 두려워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출연했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한 후보자는 “정치적 목적의 세무조사는 하지 않겠다”며 “앞으로 조세 목적 외 다른 요인이 개입되는 세무조사나 국세행정 집행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정부의 ‘기업 쥐어짜기’를 우려했다. 추경호 의원은 “현재 재계는 문재인 정부가 권력기관을 동원해 기업들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고 주장했다. 박명재 의원도 “새 정부의 급속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보고 마른수건 쥐어짜기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 외에도 종교인 과세문제 등도 도마에 올랐다. 한 후보자는 “과세대상은 타 기관(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따르면 20만명 정도지만 정확한 세액을 추정하기는 어렵다”며 “시행 시기는 집행기관으로서 말씀드리기 곤란하다. (국회에서) 시기를 정해주면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민주당 김태년 의원의 부동산 증여세 과세 강화로 부동산 투기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대해서도 “관련 부처와 협의해 종합적으로 파악하겠다”며 “양도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행시 33회로 국세청에 입문한 한 후보자는 국세청 조사1과장을 비롯해 국제조사과장, 조사기획과장 등을 역임했다. 대구청 조사1국장, 서울청 조사4국장, 국세청 조사국장까지 지내 대표적인 조사통으로 손꼽힌다.
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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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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