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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금상선-흥아해운 컨테이너선 사업 통합, 10월 출범(종합)
세계 19위 수준의 컨테이너선사 출범 가시화
2019-04-11 16:14:16 2019-04-11 18:26:31
[뉴스토마토 양지윤·최유라 기자] 국내 인트라아시아 선사 중 2·3위인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이 컨테이너부문을 통합해 전체 업계 3위 선사로 도약한다.
 
양사 사업부문 통합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운업 재건작업의 첫 성과물이다. 세계 해운국 5위로 재도약을 선언한 정부는 국적 컨테이너선사간의 통합을 추진해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11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컨테이너사업의 통합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체결식에는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한국선주협회 회장), 이윤재 흥아해운 회장 등 양사 관계자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황호선 해양진흥공사 사장 등 정부부처 및 기관 담당자들이 참석했다.
 
양사의 통합 기본합의서 체결은 지난해 4월 체결된 ‘해운사업 재건을 위한 한국해운연합(KSP) 2단계 구조 혁신 기본합의서’의 후속 조치다. 합의서에는 컨테이너사업의 통합방식, 통합일정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따라 양사는 오는 15일부터 사전 운영 협력체계를 가동한다. 사무실을 전면 통합하고 항로 공동 운영, 전산시스템 통합 등 실질적인 통합법인 운영에 착수할 예정이다. 급격한 통합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9~10월 기간 흥아해운 컨테이너사업부 전체와 장금상선 동남아항로 부문을 이관해 통합 운영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규 통합법인을 설립한다. 이후 내년 12월까지 통합법인에 장금상선의 한-일, 한-중 등 잔여 컨테이너 사업 부문을 모두 이관한다. 통합법인 사명과 대표이사는 추후 결정키로 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국적선사 간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통합 전후 양사에 필요한 지원을 할 계획이다.
 
절차가 완료되면 통합선사의 선복량은 약 9만TEU(1TEU는 6미터 길이 컨테이너)로 국내 3위, 세계 19위로 거듭나게 된다. 선복량 기준으로 세계 20위 안에 드는 국내선사는 현대상선과 SM상선, 고려해운 등 기존 3개사에서 4개사로 증가하게 될 전망이다.
 
 
국내 인트라아시아 컨테이너시장고 2대 중형선사인 고려해운, 통합법인과 다수의 소형선사 체제로 개편될 전망이다. 인트라아시아는 한국과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역내 항로만을 운영하는 해운서비스 시장을 일컫는다. 최근 인트라아시아 컨테이너시장은 세계적인 선사들의 공격적인 영업 확대와 기존 시장 강자들의 중소형 컨테이너선 대거 발주 등으로 치킨게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문 장관은 “장금상선과 흥아해운 간의 통합은 우리나라 해운산업이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재편되어 경쟁력을 회복해 나가는 데 초석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해운재건을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통합으로 정부가 추진해온 해운업 재건 작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2017년 한진해운 파산으로 한국 해운업 매출액은 10조원 이상 감소했으며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은 2016년 105만TEU에서 2017년 40만TEU로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등 국가 기간산업으로써 한국 경제를 지탱하던 해운업의 위상이 큰 타격을 받았다.
 
이에 해수부는 지난해 4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했으며, 그해 7월에는 해양진흥공사를 출범시키고, 노후선 대체건조를 지원하는 등 다각적인 지원정책을 도입했다. 특히 중견·중소선사의 자율적인 통합은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세계적인 선사들의 공격적인 영업확대와 중소현 컨테이너선의 대량 발주로 중소선사들의 통합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이에 인트라아시아 시장에서 활동하는 14개 국적 컨테이너선사는 2017년 한국해운연합(KSP)을 결성했다. 우선 국적선사는 KSP를 통해 항로 구조조정을 단행해 한-일, 한-동남아 항로 등에서 3개 항로를 감축했으며 11척의 선박을 철수시켰다. KSP는 성공적인 항로 구조조정에 힘입어 2단계로 항로간 통합과 협력을 넘어 선사간 통합과 협력으로 높은 차원의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해운업계는 이번 통합이 국적 선사간의 자발적인 협력을 통해 얻어낸 성과라고 설명했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은 인트라아시아 항로에서 특화된 선사로서 통합 후에는 컨테이너 정기선 부문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국적 선사간 통합으로 장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운업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중견·중소 선사간 추가 구조조정도 더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다. 정부는 컨테이너선사간 통합 및 경영안정을 위해 해양진흥공사의 회사채 매입을 통한 자금 지원과 통합선사 항만시설 사용료를 50% 감면하는 등의 지원 대책을 내놨다. 해양진흥공사를 통해 통합 과정에서 최대 1000억원, 통합 후에는 최대 2000억원 등 총 3000억원 규모의 지원방안도 밝혔다. 
 
항만 여건에 따라 터미널 운영사 합병도 추진해 현재 11개사에서 최대 7개사로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또 통합에서 발생하는 비용절감을 통해 야드 재정비 등 시설개선 비용을 지원하고 임대료를 1년간 15% 인하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견 컨테이너 선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면서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의 통합이 향후 중견·중소 선사들에게 통합이냐, 아니면 현재의 경영방침 유지냐 하는 판단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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