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공장 품질관리(QC).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개발 과정 축소와 임상시험 방식 변경이 꼽힌다. 전문가는 신속한 백신 개발만큼 안전성 확보도 중요한 문제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백신 개발은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전임상시험을 거쳐 임상시험(1~3상) 과정 후 규제당국의 허가 및 승인 시 시판 후 평가받는 과정을 거친다. 통상 백신은 후보물질 도출부터 허가까지 걸리는 시간은 10~15년이다. 다만 팬데믹 양상이 지속되면서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에선 일부 과정이 생략된 바 있다.
대표적 사례로는 모더나가 있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전임상을 생략하고 인간 대상 임상으로 직행했다. 이 때문에 윤리적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동물실험 생략 덕분에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대조 약물로 사용한 것도 팬데믹 상황이라 가능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대조약물 대비 동등 이상의 효능을 입증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 참여자를 구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나, 과학적으로는 비교임상 자체가 전혀 떨어지는 방법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 과학성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화이자, 모더나의 오미크론 BA.5 백신은 인체 대상 임상을 거치지 않은 사례다.
이에 대해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간이 앞당겨진 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신종 감염병 주기가 짧아질 것으로 예측되는 시점에서 차기 팬데믹 대응을 위해선 신속한 백신 개발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코로나19 시기에 mRNA 백신의 신속한 개발은 그 전부터 치료제 개발 등을 위한 mRNA 기초연구가 축적됐다"며 "미국 정부 등 정부의 대규모 지원, 세계보건기구(WHO), 감염병혁신연합(CEPI),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Bill&Melinda Gates Foundation) 등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한 국가 간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상황인 만큼 개발 과정에서 여러 단계가 축소되거나 기존과 다른 임상 방식이 적용됐지만 안전성은 여전히 중요한 지표로 여겨져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온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신속한 백신 개발은 중요하다"면서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이기 때문에 안전 문제에 주안점을 둬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물론 백신 개발을 하는 데 있어서 전문가와 전문 기구의 판단을 바탕으로 긴급 승인을 거쳤지만 장기적인 부작용에 대한 철저한 검증, 추적 등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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