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전문가들은 폐기물 처리를 둘러싼 수도권간 분쟁과 각 광역단체 내부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발생지 처리 원칙에 한 목소리를 냈다. 예컨대 최소한 서울의 쓰레기는 서울에서 처리하는 원칙을 세우고, 서울 내에서도 더 작은 단위 내에서 자체 처리할 방안을 모색하는 방안도 검토하자는 이야기다.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생활건강국 활동가는 "언제까지 서울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인천이나 경기로 보낼 수는 없다"며 "서울시가 최대한 다른 지자체를 배려하는 합의점을 찾고, 서울 안에서도 처리장을 신설한다든지 쓰레기를 자원으로 관리하고 재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경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 역시 "7~8개구 폐기물을 한 곳에서 다 소각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보인다"며 "은평·서대문·마포구가 서로 MOU맺어 음식물·재활용·소각을 분담하는 정책을 많이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쓰레기 처리시설이 있는 특정 기초단체가 타 기초단체 쓰레기를 지나치게 많이 떠안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소규모 단위 차원에서 연대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입지 주민에게 주는 '당근'을 획기적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제일 민감해할 문제"라면서 "국공립 보육시설, 유치원, 방과후학교 등에 집중 투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육·교육 인프라를 대폭 확충해 '아이키우기 좋은 동네'로 만드는 것"이라며 "소각장의 (나쁜) 이미지를 상쇄하자"고 제안했다.
민간연구소 쓰레기센터의 이동학 대표도 "일본은 도심 소재 구청 앞에 소각장이 있고, 덴마크는 쓰레기장에서 스키를 타기도 한다"며 "한국에서도 경기 하남유니온파크 근처 집값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해가스나 물질을 기준치보다 낮게 유지하는 기술은 다 있다"면서 "주민과 친환경 소각장으로 사랑받게 만들고 운영할 방안을 공론장에서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남유니온파크는 지하에 폐기물처리시설과 하수처리시설을, 지상에 잔디광장, 어린이물놀이시설, 다목적체육관, 야외체육시설 등 주민친화시설을 갖춘 환경기초시설로 지난 9월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에서 긍정적인 선례로 언급되기도 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송재혁 의원은 오는 2025년 기존 소각장의 '대보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인터넷에서 유니온파크를 치면 쓰레기소각장, 음식물처리장, 폐수처리장이 안 나오고 물놀이장, 피크닉, 전망대 등이 가득 찬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울시의 쓰레기정책이 조그마한 소도시만도 못할까 이런 염려가 꽤 된다"고 우려했다.
지난 2014년 9월 경기 하남 미사대로변 유니온타워 모습. 사진/경기관광공사=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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