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임대차2법 여파에 지방 아파트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대거 매수세로 돌아서고 있다. 직장 및 자녀 교육으로 기존 거주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이 마땅한 임대매물을 찾지 못하면서 매수 선택지를 강요받고 있는 것이다.
20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대구, 광주, 경남 등 비수도권 일부 지역들의 매수우위지수가 빠르게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개월 사이 대구의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임대차2법 시행(7월31일) 직후인 지난 8월3일 기준 56.4에서 이달 14일 126.1로 69.7포인트 높아졌다. 매수우위지수(0~200) 지수는 100(기준점)을 초과할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광주의 매수우위지수는 종전 44.7에서 112.4로 67.7포인트 상승했다. 광주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광주 남구 봉선동 포스코 더샵 아파트(1140세대)의 경우 26평형 기준 지난 8월 2억1000만원(6층)에 거래됐던 전세매물이 지난달 3억1000만원에 거래돼 4개월새 1억원이 급등했다.
이 기간 3억 중반대였던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달 4억2800만원(4일,10층)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인근 S공인중개사 관계자는 "2년 전에는 외지 투자자들이 들어와 가격을 올렸다면 지금은 실수요자들이 매수하면서 가격이 다시 오르는 상황"고 말했다. 실제 지난 10월 광주의 전체 아파트 거래 중 관할 시군구내 아파트 매수비율은 52.7%로 임대차 2법 시행 직전인 지난 7월(48.2%) 대비 4.5%포인트 높아졌다.
이외에도 경남(108.6), 경북(105.2) 등 다른 지방 지역들도 일찌감치 매수우위지수 100을 넘어섰다.
실수요자들의 매수행렬이 이어지면서 시장 내 매물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8월1일 기준 3만426건이었던 대구 아파트 매물은 이날 기준 1만2364건으로 59.4% 감소했다. 이는 인터넷 부동산사이트 등록매물 중 중복매물을 제외한 수치로 대구는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또 해당 기간 전세매물은 4410건에서 2153건으로 51.2% 감소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7일 대구와 광주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20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대구의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126.1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대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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