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렵다는 '해저케이블' 개발에 수천억 투자한 LS전선 "결실 맺는 중"
수주잔고 2조원 이상 확보…"수주·판매 확대"
2021-01-08 05:51:00 2021-01-08 09:08:08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LS전선이 지난 한해 해저케이블 사업에서 1조원 이상의 수주잔고를 확보하며 해저케이블 강자의 위엄을 재확인했다. LS전선은 올해도 성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수주 확대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현재 2조원이 넘는 수주잔고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LS전선은 이미 작년 3분기에 누적 수주잔고가 1조9000억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4분기 들어 국내외 시장에서 굵직한 사업을 연이어 따냈다. 세계 1위 해상풍력 개발업체인 덴마크 오스테드와 5년간 초고압 해저케이블 우선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는 수천억원 규모로 파악하고 있다. 또 연말에 2324억원 규모의 제주 해저케이블 사업을 따내며 2조원에 달하는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해저케이블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격리된 지점에 전력과 통신을 위해 해저에 부설되는 케이블이다. 이 사업은 LS전선의 전체 매출액에 10%, 수주잔고에서는 50%가 넘는 약 1조3000억원을 차지할 정도로 포지션이 크다. 
 
원도 동해시 사업장 인근 동해항에서 LS전선의 해저 케이블이 선적되고 있다. 사진LS전선
 
이러한 성과는 기술력이 뒷받침 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LS전선은 저압(LV), 중압(MV)은 물론 초고압(HV) 전력 케이블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초고압 해저 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은 LS전선이 유일하며 세계적으로도 LS전선을 포함해 5개 업체뿐이다. 특히 해저케이블은 예측 불가능한 바다 속 환경에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만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힌다. LS전선이 해저케이블의 설계부터 조달, 시공까지 일괄적으로 한다는 점도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다. LS전선 관계자는 "초기에는 해저케이블 개발을 위해 수천억의 수업료를 지출하기도 했다"며 "이런 노력을 통해 지금의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LS전선은 올해 공격적으로 수주 영업을 펼칠 계획이다. LS전선은 지난 2019년 대만에서 발주된 해상풍력단지 1차 사업의 초고압 해저케이블 공급권을 모두 따낸 데 이어 남은 1차와 2차 사업 수주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마찬가지로 초고압 해저케이블 우선공급권을 체결한 오스테드와는 본격적인 협업에 나설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해상풍력 발전 계획이 LS전선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 규모를 12기가와트(GW)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상풍력 시장 확대로 LS전선의 해저케이블 사업도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개발 계획이 실질적인 호재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다는 전망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개발 사업이 구체화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선업체가 수주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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