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성욱 기자] 정부가 규제샌드박스를 2년간 시행한 결과 1조4000억원의 투자유치 효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규제샌드박스 법령 개정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규제샌드박스 2주년 성과보고회 ‘규제샌드박스, 기회의 문을 열다’를 주재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규제샌드박스 2년간 성과를 분석한 결과 전체 410개 과제 중 45%(185개)가 시장에 출시됐거나 실증 테스트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샌드박스 과제에 대한 투자 유치는 총 1조4344억원 규모로 이뤄졌다. 경북 차세대 리사이클링 배터리 규제자유특구에서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재사용 기준 마련 실증을 통해 5552억원 규모로 투자를 유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중증심장질환자의 심전도 데이터를 손목 시계형 기기로 측정해 활용하는 ‘심전도 장치’로 333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규제샌드박스 2주년 성과보고회를 통해 “규제샌드박스 시행 2년간 1조4000억원 이상의 투자 유치, 2800여명의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정 총리의 모습. 사진/뉴시스
매출은 정보통신기술(ICT)·산업융합 분야에서만 518억원에 달하는 등 코로나19 여파에도 꾸준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 전기차 충전콘센트’는 샌드박스 승인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조달청 혁신 시제품으로 선정, 지자체 15곳에 800여대 설치가 진행중이다.
고용도 대폭 늘었다. 규세샌드박스 승인기업에서 총 2865명의 고용이 창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 친환경 자동차 규제자유특구에서는 148명이 고용돼 제너럴모터스(GM)가 철수한 이후 지역내 일자리를 일부 회복했다.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도 나타났다. 4차례에 걸쳐 비수도권 14개 시·도 전역에 24개 규제자유특구가 지정되면서 약 7300억원의 투자유치가 이뤄졌다. 고용도 1300명이 늘었다. 특히 부산 블록체인, 광주 그린에너지ESS발전 등 주요 사업들이 그린·디지털 관련 분야로 지정되면서 한국판 뉴딜의 전진기기 역할도 담당할것으로 전망된다.
규제샌드박스 승인기업의 만족도는 지난해 91.7%를 기록하면서 전년(90.2%)에 이어 2년 연속 90%대를 유지했다. 올해 신설된 신청기업의 만족도도 92%로 조사됐다.
규제가 있는지 여부가 불분명할 경우 즉시 확인해 시장에 출시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신속확인’을 통해 57건의 ‘규제 없음’을 확인하는 성과도 거뒀다.
정세균 총리는 “문재인 정부가 신산업 규제혁신의 패러다임을 ‘선허용, 후규제’로 전환한 대표적 사례가 규제샌드박스”라며 “지난 2년간 혁신의 실험장이자 갈등과제의 돌파구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 법령이 개정되지 않아 실증특례 사업이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많은 기업인들의 우려가 없도록 이런 경우에는 실증특례를 임시허가로 전환하겠다”며 “규제 법령 중 국회의 입법으로 해결해야하는 과제는 국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대한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를 통해 91건의 사업에 대해 혁신의 물꼬를 터줬다”며 “향후에도 기업의 수요를 반영해 샌드박스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전했다.
정부는 2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규제샌드박스 5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법령정비 완료전까지 실증특례를 임시 허가로 전환하거나 실증특례 기간을 연장 조치해 사업 중단 우려를 해소할 방침이다.
세종=정성욱 기자 sajikok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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