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유동균 마포구청장 “다들 말리던 마포하우징, 주거취약계층 희망 자부심”
임시거주공간, 자체 임대주택 제공…주차장 연계 예산문제 극복
2021-02-08 03:00:00 2021-02-08 03:00:00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최소한 마포에서는 주민들이 돈이 없어 거리로 내몰리는 일을 막고 싶어 안정적인 주거 시스템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MH마포하우징으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5일 마포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취임 이후 해온 수많은 사업 중에서도 마포하우징에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유 구청장이 직접 고안한 마포하우징은 갑작스러운 위기로 갈 곳 잃은 주민들에게 새로운 머물 곳을 찾을 때까지 임시로 머물 곳을 제공한다. 단순히 징검다리 역할만 하는 걸 넘어서 주거취약계층이 장기간 머물 공공임대주택을 마포구에서 제공하기도 한다. 가용예산이 한정된 자치구에서 주택정책을 하는 자체가 이례적이다.
 
유 구청장은 “기초단체에서는 다들 생각을 못하던 일로 주택까지는 엄두를 못 냈다. 참모진들도 반대하며 말렸다. 저 역시 집이 없어 불편을 겪어봤기에 집이 없는 불편을 안다. 의식주 중에 다른 건 어떻게라도 해결되지만, 안정적으로 귀가할 집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9년 5월 생활고로 고시원을 떠돌던 4인가족이 마포하우징 1호에 첫 입주했다. LH에서 마포구에 집을 제공했고 인근 주민들도 기본 생활가전과 가구를 지원하며 힘을 보탰다. 집이 해결되자 아이들이 안정을 찾고 다시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됐다. 
 
현재 마포구는 임시 거소 23곳과 자체 매입임대주택 6곳 등 29곳의 마포하우징을 운영 중이다. 지금까지 39가구가 마포하우징에 입주했다. 연남동엔 독립운동가 후손, 한국전쟁 참전용사, 신혼부부, 청년 등 29가구가 머물 임대주택을 짓고 있다. 임기 내 마포하우징은 95곳까지 늘어날 계획이다.
 
유 구청장은 “아무래도 자치구 입장에서 자체 예산으로 주택을 짓기엔 예산 부담이 크다. 여유가 있는 주차장 특별회계를 활용해 지하엔 주차장을 짓고 지상엔 마포하우징을 지어 극복했다. 일시에 해결할 수는 없어도 저희가 뜻을 갖고 하려고 하니 길이 열리고 있다. 행정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저 역시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이 2019년 5월 MH마포하우징 1호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마포구
 
마포하우징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유 구청장은 스스로 ‘하나에 꽂히면 끝을 봐야만 후련한 성격’이라 표현할 정도로 단호하면서 강한 추진력을 보이고 있다. 작년 8월 정부가 부동산 대책으로 상암동에 6200세대 임대주택을 짓겠다고 발표하자 현장구청장실을 꾸리고 단식을 불사하며 강력히 반대해 백지화를 이뤄내기도 했다.
 
유 구청장은 “전혀 상의가 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정책을 발표하니 주민들은 구청에 항의하는게 당연했다. 상암동에 필요한 건 주택이 아니라 1번이 학교, 2번이 교통이다. 주택을 더 지으려면 학교와 교통을 어떻게 해결하겠다고 얘기해야 한다. 상암동 정책에 대해 주민을 포함한 4자 협의체가 필요하다. 주민 동의없는 일방적 집짓기를 하면 우리가 힘을 합쳐 막아내겠다”고 선을 그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홍대 일대는 어느 지역 못지 않게 큰 타격을 받았다. 유 구청장은 홍대 관광 활성화의 첫 단추로 관광특구 지정을 꼽았다. 주민과 상인, 예술인이 참여하는 주민협의회를 운영해 상생하는 관광지와 젠트리피케이션 극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 구청장은 “변화가 필요한데 관광특구가 되면 많은 혜택도 있고 사람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 고질적인 주차문제도 두 군데에 1000대 정도 계획이 있다. 걷고 싶은 길도 새로 정비하고 마포투어버스를 운영하려고 준비 중이다. 사람들 올만한 여건은 지금도 만들어 놓았다. 코로나만 아니면 홍대는 살아난다”고 말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이 마포구청 집무실에서 구정 운영방안을 얘기하고 있다. 사진/마포구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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