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대선을 1년 앞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하자, 다른 야권 대선주자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이들은 다가오는 4월 보궐선거에서 야권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보궐선거에서 성과를 내야만 향후 대권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서울시장 선거 유세에 나서고, 홍준표 의원과 황교안 전 대표는 각각 부산시장과 서울시장 선거를 측면에서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승민 전 의원은 국민의힘의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서울시장 선거를 지휘하게 된다. 현재 주력하고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 외에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면 지원유세 등을 통해 현장으로 활동공간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 전 의원이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내년 대선 가도에서 국민의힘 후보로서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수도권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이 지역에 새로운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의미도 있다.
유승민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4·7 보궐선거 서울 선대위 발대식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 전 의원은 이날 4·7 보궐선거 서울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서울시내 전체에서 오세훈 바람 부는 것을 느낀다"며 "이 훈풍을 이어서 이번에 두 번째 고비 넘고 세 번 째 고비 꼭 넘어서 우리에게 승리 영광을 안겨주면 11월달에 제가 대선 나가는데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씀드린다. 중심을 잡고 서울 시민에게 진심으로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야권 대선주자들 중 가장 활발한 SNS 정치를 하고 있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보궐선거를 계기로 현장 지원 유세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부산시장 선거를 지휘하기 위해 통합선대위로 구성했고, 홍 의원이 박형준 후보에 대한 선거 지원을 약속했다. 현장 선거운동을 통해 정부 비판에 앞장서며 야권의 대선주자로 존재감을 알리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또한 국민의힘 복당이 늦어지고 있는 홍 의원 입장에서는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이를 발판 삼아 복당의 계기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정계복귀를 선언한 황교안 전 대표는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에 맞춰 종로를 중심으로 선거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황 전 대표는 전날 "이번 4·7 재보선이 마지막 기회"라며 "여기서 실패하면 이 정권의 폭정은 내년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이 보궐선거에서 일정정도 성과를 낼 경우 대권주자로서 존재감을 알리면서 내년 대선까지 운신의 폭을 넓힐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뚜렷한 활동을 보이지 않으면서 선거를 관망하고 있는 윤 전 총장의 행보와 대비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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