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폭력 혐의 재수사를 이끌어낸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 위원 일부가 결론 도출 과정이 객관적이지 않고 부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일 SBS는 대검 진상조사단에서 활동한 박준영 변호사가 제공한 당시 보고서 내용을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단 소속 A검사는 김 전 차관을 조사한 보고서에서 사건의 성격이 성폭력이 아닌 성접대라고 의견을 냈다.
성폭력 조사 대부분에 관여한 A 검사는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김 전 차관을 별장에서 접대하는 과정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여성 B씨가 경제적 이익을 받은 점 등을 감안했다.
박 변호사는 A 검사의 의견과 객관적 증거에 따라 결론을 내지 않고 조사단원 일부가 특정 방향으로 결론을 이끌어갔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최종 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이규원 검사는 팀원 전부가 참여해 내린 결론이라며 보고서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보고서에는 윤씨가 법조계 인사들을 접대했다는 의혹이 적혀있으나 사실과는 차이가 있었다. 이 검사의 면담 보고서에는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이 골프장에 왔다고 윤씨가 진술했지만 다음 면담에서는 기억이 없다고 한 녹음 파일이 있는 것으로 적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경우 윤씨 면담 보고서에는 윤 전 총장을 임모씨 소개로 알게 됐고 별장에 온 적이 있는 것 같다고 적혀있지만 A 검사는 실제 진술과 보고서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 검사가 먼저 윤씨에게 윤 전 총장에 대해 집요하게 묻자, 윤씨가 "윤석열은 관계없다"고 하다가 나중엔 "별장에 온 것도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 검사는 면담 보고서 내용을 왜곡해 외부에 유출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으며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이첩됐다.
지난 1월13일 박준영 변호사(오른쪽)가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오심 피해자의 선고공판이 끝난 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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