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바이든, 북한과 대화해야…'신뢰 로드맵' 필요"
미 뉴욕타임스 인터뷰…'북, 단계적 비핵화-미, 상응 보상' 강조
2021-04-21 16:33:12 2021-04-21 17:44:41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하루빨리 마주 앉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면서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조속한 북미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미국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실제적이고 불가역적인 진전을 이룬 역사적인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만약 미중간의 갈등이 격화된다면 북한이 그런 갈등을 유리하게 활용하거나 이용하려고 할 수도 있다"며 미국이 북한 및 기후변화를 포함한 세계적인 관심 현안에 대해 중국과 협력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018년 싱가포르 합의'를 폐기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트럼프 정부가 거둔 성과의 토대 위에서 더욱 진전 시켜 나간다면 그 결실을 바이든 정부가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북한이 서로 양보와 보상을 '동시적으로' 주고받으면서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비핵화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며 '상호 신뢰할 수 있는 로드맵'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북한이 미국 행정부에 대한 유일한 협상카드를 잃지 않기 위해 핵무기들을 한 번의 신속한 합의로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구체적으로 문 대통령은 과거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를 시작으로 영변 핵 복합단지를 폐기하는 '단계적 접근방식'을 제안한 것을 언급하고 "이러한 단계들이 미국의 상응 양보와 잘 맞아들어가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북한에게 더욱 소중한 자산들의 제거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이러한 시나리오대로 가면 완전한 비핵화로의 과정이 '불가역적'으로 된다면서 "이 대화와 외교가 비핵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하노이 회담에서 북미 양국이 실패를 경험한 바 있기 때문에 실패 토대 위에서 서로 보다 현실적인 방안을 머리를 맞대고 찾아 나간다면 양측이 해법이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은 분명히 그의 성과"라고 평가했지만, 그 성과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고 '2019년 하노이 노딜'로 무산시킨 것을 애석해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과도한 '주한미군 방위비분담' 요구에는 "타당하고 합리적인 산정 근거가 없는 그런 요구였다"면서 자신이 협상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 출범 46일 만에 협상이 타결됐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의 중요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해당 인터뷰는 지난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미국 <뉴욕타임스>와 인터뷰를 하고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하루빨리 마주 앉는 것이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조속한 북미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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