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조선·철강 대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 휴가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 자사 정직원 위주 정책이어서 하청 직원들의 휴가 보장을 위해선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010140)·
대우조선해양(042660) 국내 조선 3사는 코로나19 접종 직원에 최소 1일 이상의 유급휴가를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접종 당일에 휴가를 쓸 수 있고 발열, 두통, 심한 근육통과 같은 이상 반응이 있으면 다음 날까지 최대 2일을 쉴 수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이달부터 자사 임직원은 물론 협력사 소속 직원에게도 유급휴가를 보장한다. 휴가 도입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은 현대중공업이 전액 지원한다. 현대중공업의 협력사 직원은 1만4400여명에 달한다. 협력사까지 유급휴가를 주는 건 백신 접종을 장려하고 이에 따라 코로나19를 빠르게 종식하기 위해서라고 현대중공업은 설명했다.
또 다른 중후장대 제조업인 철강업체들도 잇따라 백신 휴가를 도입하고 있다. 조선사들과 마찬가지로 백신을 접종한 직원에게 접종 당일에 휴가를 주고 이상 반응 시 다음날까지 쉴 수 있도록 했다.
조선·철강 대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 휴가를 속속 도입하는 가운데 하청업체 직원들은 원청과 달리 휴가를 보장받지 못해 박탈감이 든다는 반응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포스코(005490)와
현대제철(004020)은 현재 구체적인 백신 휴가 도입 방안을 검토 중이며
동국제강(001230)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휴가를 주기로 했다. 두 번에 걸쳐 맞는 백신의 경우 대부분의 업체가 1~2차 모두 최대 2일의 휴가를 보장한다. 세아그룹의 경우 접종 일을 포함해 2일의 휴가를 부여하고 이상 반응 시 추가 1일을 더 쓸 수 있도록 했다.
대기업의 경우 이처럼 백신 휴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중소업체나 하청업체들 직원은 휴가 사용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협력사까지 유급휴가를 보장하는 업체는 현재까진 현대중공업뿐이다.
규모가 작은 업체들의 경우 유급휴가에 따른 비용도 문제지만 빠지는 인력에 따른 타격이 대기업보다 크기 때문에 휴가 도입을 더욱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 원청의 경우 현대중공업처럼 협력사까지 유급휴가 비용을 모두 지원하기에는 부담이 커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직장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백신 접종 후 이상 증세가 있어도 개인 연차로 휴가를 대신해야 하거나, 심지어 오전 접종 후 오후엔 출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대기업과 비교해 박탈감이 느껴진다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청이 협력사의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상태에서 백신 휴가를 강제하는 건 경영 간섭"이라며 "중소 업체들의 백신 휴가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업체들은 협력사 직원의 경우 휴무와 연계해 접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백신 휴가를 대신할 수 있는 차선책을 고심 중이다.
한편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백신 접종 부위 통증, 근육통, 피로감, 두통, 발열 등 관련 이상 반응이 잇따르자 지난 3월 백신 이상 반응에 따른 휴가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의료와 공공기관, 기업 등에 권고한 바 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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