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오피스 내부 전경. 사진/이베이코리아 제공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올해 상반기 최대 인수·합병(M&A) 매물로 꼽히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2파전으로 압축됐다. 유통 맞수인 이들이 이커머스 판에서도 맞붙으면서 유통업계 판도가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이들이 제출한 인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SK텔레콤 불참을 결정했다. MBK파트너스는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베이코리아에 계속 관심을 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의 불참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은 롯데와 신세계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두 기업은 오프라인 유통 강자이지만 최근 이커머스 부문에서 쿠팡과 네이버 등에 밀려 온라인 부문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시장은 거래액 기준으로 네이버(26조8000만원)와 쿠팡(20조9000억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 순이다. 이베이코리아의 국내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18%)와 쿠팡(13%)에 이어 3위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롯데온과 이마트의 온라인 플랫폼인 SSG닷컴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5%, 3% 선으로 추정된다. 롯데쇼핑이나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단숨에 네이버와 쿠팡에 버금가는 점유율 확보로 단숨에 온라인 공룡으로 부상할 수 있다.
(좌)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우)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각사 제공
롯데는 지난해 출범한 롯데온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최근 인수한 중고나라와 롯데그로벌로지스(롯데택배) 물류 역량 등이 더해지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부터 자산 매각과 점포 효율화 작업 등으로 인수 자금을 확보해 왔다. 롯데핑은 지난 4월 이사회를 열고 보유하고 있던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지분 전량인 15%를 8300억원에 롯데물산에 매각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롯데쇼핑은 5개 점포와 물류센터 부지를 롯데리츠 양도해 7300억원을 확보했다.
신세계는 주요 계열사인 이마트를 내세워 본입찰에 참여하면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 3월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 지분 맞교환을 통해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연합전선으로 입찰에 참여하면 각각의 약점인 물류와 온라인 플랫폼을 보완할 수 있고, 자금에 대한 부담을 나눠 좀 더 수월한 인수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인수에 성공하면 거래액 규모 50조원에 육박해 공격적인 확장세를 보이고 있는 쿠팡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
다른 업체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야 인수 가능성이 커지지만, '승자의 저주' 우려도 나온다. 풀필먼트 사업 등 인프라 구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투자 대비 수익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매각 측에서 원하는 가격은 5조원 대로, 3~4조원대로 판단하고 있는 인수 후보군과의 시각차가 존재해 최종 결정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도 높다.
본입찰 마감에 따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다음 주 중 이베이 본사 이사회가 예정된 것으로 알려져 이사회 후 공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문제는 가격인데, 인수 후에도 추가 투자를 감내할 만큼 더 절박한 업체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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