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미국 인텔이 시장 3위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에 나서면서 향후 시장내 영향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세계 1위 대만 TSMC가 생산공장 증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인텔마저 대규모 M&A을 추진하면서 파운드리(위탁생산) 초격차 나선
삼성전자(005930)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에 나서는 분위기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올 1분기 파운드리 시장 3위(7%) 업체로 퀄컴, AMD, 브로드컴 등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 TSMC는 55%로 1위, 삼성전자는 17%로 2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면 딜 규모는 300억달러(34조)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업체들의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인텔이 지난 3월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지 넉 달 만에 대형 M&A 추진설이 나왔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인텔은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하며 200억달러(22조6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2곳의 반도체 공장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특히 중앙처리장치(CPU) 등 핵심 반도체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업계는 이번 인수에 대해 인텔이 반도체 제조능력 확대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기적으로는 파운드리 시장이 TSMC, 삼성전자, 인텔 등 3강 체재로 재편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은 반도체 설계 능력을 갖추고 있고 CPU 시장의 절대 강자이기도 하다"며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할 경우 파운드리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업체들의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TSMC도 공격적으로 해외 생산기지 구축하고 있다. TSMC는 360억달러(40조원)로 애리조나에 반도체 공장 6개를 세워 5나노미터 미만의 초미세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중국 난징에는 28억달러를 들여 공장을 증설한다.
TSMC는 일본에도 반도체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열린 2분기 실적 컨퍼런스에서 일본에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초에는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반도체 연구개발 센터를 세우는데 370억엔(37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중 190억엔은 일본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이처럼 인텔과 TSMC가 빠르게 보폭을 넓히면서 삼성전자의 부담도 커진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71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 1위에 오르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에는 미국에 170억달러(19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했으나, 아직 공장 후보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후보지별 인센티브와 세액공제 등에 대해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은 아직 초미세 공정에서는 삼성전자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면서도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한다면, 그 이후에 어떤 방향으로 투자를 확대하는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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